산업은행, STX엔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유암코 선정
STX중공업 본입찰선 1곳 참여…포스텍 기업회생 진행

창원지역 옛 STX그룹 계열사들 매각이 속속 진행 중이다. STX조선해양 자회사이던 고성조선해양은 유암코(연합자산공사)와 삼강엠앤티가 인수했고, 최근 STX엔진은 본입찰을 거쳐 유암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지난 13일 STX중공업 본입찰에는 1개 업체가 응찰했다. STX중공업과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포스텍 매각 움직임은 아직 없다.

STX엔진은 지난달 29일 전자공시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금융기관 보유 STX엔진 주식 매각에 유암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강엠앤티와 함께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해 경남경제계에 이름을 알린 유암코는 기업 부실 자산과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사모펀드 운영사다. 지난달 22일 본입찰에는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 키스톤PE, 소시어스 등이 참여했었다. 업계에서는 보유 주식이 가장 많은 산업은행이 유암코가 국내 다른 사모펀드와 달리 일본 등 국외 자본에 의존해 자산 운용을 하지 않는 회사라는 점을 높이 사 우선협상대상자로 뽑은 것으로 추정한다.

유암코는 STX엔진 차입금 4100억 원을 떠안고 시가총액 2800억 원인 지분에 적정 가치를 매겨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34.7%)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 6개사가 보유한 지분 2407만 주(지분율 87.04%) 전량이다. STX엔진은 매각 초기 거론된 전자통신사업부의 별도 매각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산과 민수 부문 디젤엔진 전문 생산업체인 STX엔진은 중형·소형 선박 엔진, 플랜트 발전 엔진, 방산 엔진(K-9 자주포·함정용 고속엔진 등) 등을 만들며, △민수 △방산 △전자통신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STX그룹이 2013년 재무위기를 겪으며 해체되자 그해 9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이 진행한 STX중공업 본입찰에는 1개 업체만이 참여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인수의향자 적격성·인수 조건 등을 검토하고서 우선협상대상자로 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8월 25일 예비입찰에는 5곳이 인수의향서를 냈지만 실사 중 2개 업체가 사실상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남은 3곳도 실사 기한 연장을 요청하며 지난달 21일로 예정했던 본입찰을 한 차례 연기해 지난 13일 진행했다.

조사위원 실사에서 STX중공업의 계속 기업가치는 4237억 원, 청산가치는 402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매각과 별도로 STX중공업 100% 자회사인 ㈜일승은 세진중공업을 주식 인수 예비인수자로 선정해 지난달 28일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경쟁입찰을 하고서 입찰이 무산되면 예비인수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후 조건부 공개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2011년 2월 STX중공업이 인수한 ㈜일승은 연간 매출 100억 원가량인 조선기자재업체로, 선박 덱 하우스 내 화장실 등 분뇨 처리 시설을 주로 제작한다.

창원지방법원 제2파산부가 기업회생 절차를 맡은 포스텍은 올해 3월 기업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고서 계획안 이행을 충실히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텍 관계자는 "회생채권 1회 변제기가 내년 말인 데다가 변제액 규모가 다른 옛 STX그룹사와 비교하면 작다"며 "아직 매각 얘기는 없다. 빨라야 내년에야 매각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포스텍은 STX조선의 선행 공정인 선재(선박 건조 전 철판을 자르는 공정) 작업, IT 분야, 일부 물류 업무 등을 맡은 주요 협력사였다. 법원 선정 조사위원(회계법인 성원)은 포스텍의 계속기업가치(807억 원)를 청산가치(608억 원)보다 199억 원 높게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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