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사장 등 기소의견 송치 KBS 옛 여권 이사 2명 사퇴도
노조 "권력의 사유화 막을 것"

공영방송 KBS·MBC를 '바로 세우기' 위한 언론노동자들 파업이 17일 43일째로 접어들었다. 전국언론노조 KBS·MBC본부는 지난 9월 4일 0시부터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김장겸 MBC 사장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KBS 옛 여권 이사가 사퇴하는 등 파업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김태석 MBC경남지부장은 16일 통화에서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28일 고용노동부에서 MBC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김장겸 사장을 비롯해 김재철 전 사장 등 총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곧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검사·감독 결과도 나올 것 같다. 방문진에서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점이 드러나면 고영주 이사장과 이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진영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간사가 16일 창원시 의창구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앞에서 언론 적폐 청산 요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김 지부장은 이어 "한 조합원이 '이번 파업은 과거의 사죄이자 앞으로의 다짐이다'라고 했다"라며 "이번 파업은 지난 10년간 망가진 MBC의 과거를 반성하고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 있게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KBS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KBS 옛 여권 이사였던 김경민 한양대학교 교수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사퇴한 유의선 이사에 이어 두 번째다. 옛 여권 이사가 1명 더 사퇴하고 사퇴한 자리에 현재 여권 추천 이사가 들어가면 고대영 사장 해임도 가능한 이사회 구조가 된다.

손원혁 KBS경남지부장은 "고대영 사장 퇴진 없이는 파업을 접을 수 없다는 게 우리 모두의 인식"이라며 "이번 파업은 국민 지지도 얻고 있다. 권력이 사유화했던 방송을 국민 품으로 반드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경남·울산기자협회(회장 정성인)도 1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방송노동자들의 공영 방송 정상화 노력은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시민 모두의 바람을 담은 것으로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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