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교수, 국토부 V자형 계획 문제 지적·11자형 신설 제안

김해 신공항 건설로 인한 김해지역 소음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현 김해공항 기존 활주로와 같은 방향으로 길이 3.8~4㎞ 규모의 활주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16일 오전 김해시의회 신공항특별위원회 제5차 회의에 초청돼 이같이 제안했다. 이는 김해 신공항 소음피해 최소화 방안으로 처음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교수는 김해 신공항 정책 제안에서 "현 시점에서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은 다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현재 김해공항이 활주로가 짧아 대형기 이착륙이 불가능한 데다 부산 강서구와 김해시 등에 발생하는 소음문제로 24시간 운항이 어려워 동남권 허브공항으로서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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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국제공항./연합뉴스

박 교수는 국토부가 김해공항 기존 활주로(2.75㎞와 3.2㎞) 외 서북쪽으로 3.3㎞ 규모의 신설 활주로를 건설한다는 'V자형'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이는 신설 활주로 남동쪽 이착륙 공역과 기존 활주로 남쪽 이착륙 공역 간 충돌이 발생하게 돼 결국 동시 사용이 불가능한 반쪽자리 계획으로 전락할 것이라 진단했다. 더불어 신설 활주로 이착륙 공역에 김해시가지 대부분이 포함돼 주민 15만 명 이상이 소음피해에 직접 노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박 교수는 일명 '11자 활주로'인 기존 활주로 남쪽에 동일 방향의 활주로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 "A380급과 B747-C 등 초대형기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확보하고, 김해 시내는 물론 부산 강서구 주변 소음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부 계획상 신규 활주로 위치를 기존 활주로 서남 측 맥도강 쪽으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 경우 맥도강 일부를 메우고 고속도로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신규 활주로는 북단에서 돗대산까지 8㎞ 이상 떨어져 위험 요인도 대거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활주로 계획을 이같이 개선할 경우 소음지역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착륙 공역이 대부분 부산시 강서구 지역이고 소음피해 예상지역도 대부분 공업지역이나 농경지에 불과하며 소음에 직접 노출되는 인구도 약 7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신설 활주로 공항 주변에 항공기 정비산업을 비롯한 항공관련 산업이나 철도정비창, 항공부품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김해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교수는 "사업비는 10조 원(신공항 건설 4조 원, 광역교통망 개선대책비 6조 원)으로 국토부안의 4조 1700억 원(신공항 건설비 3조 5700억 원, 광역교통망 개선대책비 6000억 원)보다 많지만 현실적으로 소음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공항이용 시간도 KTX나 고속도로망을 이용하면 울산과 진주는 40분 이내, 대구는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어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런 정책 제안은 시의회 신공항특위 의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제안에 대해 김해시 차원에서 어떻게 보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김홍립 김해시 도시관리국장은 "김해시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이지만 토지이용계획상 부산시와 중복되는 부분도 많아 부산시가 수용할지가 고민이다. 또 현재 계획상 신규 활주로 주변에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어 국토부가 이런 정책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라며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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