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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는 행복해] (7) 한국에서 명절나기

홀로 명절 음식한 지 2년째
돌아가신 시어머니 위해 정성들여 제사·차례 지내
"다른 문화 이해하는 계기"

시민기자 비타 윈다리 쿠수마 webmaster@idomin.com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따따는 행복해'를 연재하는 비타 윈다리 쿠수마(31) 씨는 인도네시아 출신입니다. 자카르타에 있는 대학에 다닐 때 당시 유학생이던 남편과 연애결혼을 하고 계속 인도네시아에서 살다가 지난 2013년 창원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대학에도 다니는 똑 부러진 한국 아줌마입니다.

한국에서 4년 동안 살면서 명절 때마다 뉴스를 보면 며느리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왜냐하면, 제사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고생도 하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어머니와 함께 음식을 차리다 보니 힘든 사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혼까지 하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제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돌아가시면 49재를 지내는 것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40일이 지나면 제사를 지냅니다. 또 명절 오기 전에 무덤을 찾아 벌초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처럼 조상에게 음식을 차리지는 않습니다.

결혼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살 때 처음 제사 지냈습니다. 그때 당시 결혼한 지(2006년 결혼함) 1년 정도 지나고 시아버님께서 인도네시아에 오셔서 제사를 같이 지냈습니다.

따따 씨가 대보름날 만든 오곡밥과 나물들.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명절을 더 잘 지내는 듯하다.

시어머니와 할머니는 한국에서 영상 통화로 제사를 지켜보셨습니다. 처음에는 왜 조상에게 음식을 해서 바치는지, 왜 돌아가신 분들에게 절을 하는지 참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제사나 차례를 왜 지내고, 이런 제도가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남편도 인도네시아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저를 배려해줍니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지금은 제가 제사 음식을 혼자서 준비합니다. 이렇게 한 지는 2년 정도 됐습니다. 추석 전에 제사가 두 번 있고, 추석 차례까지 하면 7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제사를 지냅니다. 음력 6월 말은 우리 시어머니 제사, 음력 8월 초는 우리 남편 친할아버지 제사, 음력 8월15일은 추석 차례를 지냅니다. 제가 자주 가는 시장 아주머니께서 '니 또 제사하나'라고 묻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달마다 제사장을 보기 때문입니다.

근데 저는 제사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제사 준비한다고 고생을 하고 나면 우리 아기 아빠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 주니 힘이 많이 납니다. 제가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서 맛있는 거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저한테는 제사는 꼭 해야 할 일입니다. 남편 친할아버지 제사도 시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지만 저는 시어머니 제사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시어머니는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살아 계실 동안 효도를 잘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효도가 제사뿐입니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기 전에 자기 제사는 간단하게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치킨, 빨간 생선, 커피는 꼭 상에 올려달라 하셨습니다.

한국에 와서 마산가족다문화지원센터 사회통합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명절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정월 대보름, 단오, 동지 같은 날에 어떻게 지내는지, 먹는 음식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보름이면 오곡밥, 나물을 준비합니다. 아기 아빠는 자기도 모르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저를 보고 한국 사람 다 됐다고 했습니다. 저도 한국 사람이기에 한국 명절에 대해 잘 알고, 가족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태어난 나라가 다르면 당연히 문화와 종교가 다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에게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가족이 지닌 색깔이 더욱 다양해지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알고 되고, 서로 이해하고, 명절이 되면 서로 축하를 주고받습니다. 우리 아이들한테도 열린 마음을 가르쳐 줍니다. '이 세상은 우리(한국인)만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많이 있다. 또 우리 혼자서만 살지는 못하고 다른 사람 도움도 필요하다. 서로 달라 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라고 말입니다. /시민기자 비타 윈다리 쿠수마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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