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몽환적 분위기 간직
〈유리정원〉 촬영지 찾던 감독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낙점'
25일 전국 상영관 개봉 예정

창녕 대봉늪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2017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개막 영화 <유리정원>은 미스터리 드라마로 배우 문근영이 주인공이다.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던 과학도 재연(문근영)은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도둑 맞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겨 어릴 적 자랐던 숲 속의 유리정원 안에 스스로를 고립하게 되는데, 어느 날 충격적인 미제사건 범인으로 지목된다는 게 초반 줄거리다. 제작진이 '또 하나의 캐릭터'라고 할 만큼 숲은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영화는 창녕 대봉늪 주변 숲에서 촬영됐다. 재연의 유리정원은 전북 전주의 또다른 숲을 선택했다.

제작진은 영화 홍보 책자에 "강원도부터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녔고, 마침내 경남 창녕 우포늪 부근에서 사람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미지의 숲을 발견해냈다"며 장소 섭외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유리정원> 티저 포스터.

신 감독은 "처음 숲을 발견했을 때 나무만 하나 걸쳐져 있었고, 들어갈 수 있는 다리조차 없었다. 스태프들이 함께 목장화를 신고 물과 진흙덩어리가 섞인 늪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그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장마라도 지면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기에 처음엔 포기했다. 며칠 동안 잠이 안 왔다. '여기 아니면 안 된다, 여기여야만 한다'는 생각에 제작진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찾고자 했던 숲은 "일반적 숲의 형상과는 다른 태초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이었다고 한다.

창녕군 관계자는 "영화에 등장하는 숲은 장마면 쪽 대봉늪의 숲이다. 대봉늪은 오래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습지로, 우포늪과 달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원하는 숲을 찾은 뒤 창녕군에 영화 촬영 협조를 요청했다. 군 관계자는 "영화사 측에서 제작비 지원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군에선 지원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촬영 장소인 숲이 장마면에 있어 당시 장마면장에게도 문의했다. 하쾌용 전 장마면장(현 대합면장)은 "지난 2016년 3월께 영화 제작 관계자가 대봉늪 숲이 영화 시나리오 내용의 배경(갯버들, 산, 숲 등)과 딱 맞다면서 촬영하겠다고 했다"고 기억했다. 하 면장은 "제작진이 3~5일가량 숲에서 텐트를 치고 머물면서 촬영하고 갔다. 면에서 텐트를 빌려줬다"고 덧붙였다.

태고 신비를 간직한 창녕 대봉늪에서 찍은 영화 <유리정원>은 오는 25일 전국 상영관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창녕군은 이번 영화뿐 아니라 TV와 잡지 촬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3일엔 탤런트 최불암 씨가 동행한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이 이방면 장재·소목마을 일원에서 어로 행위와 붕어 간장조림 등 우포늪 전통음식을 촬영, 오는 26일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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