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교장단이 창원 범숙학교를 찾았다. 지난 13일 네팔 사립고 교장 18명은 범숙학교에서 자아 존중과 성취감을 일깨우고자 진행하는 '아름다운 도전' 활동 등 교육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교실에서 학생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당당한 나로 다시 태어나 엄마를 용서하고, 엄마와 마주 보며 웃고 싶다"며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 학생 영상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고, 성장반(중3) 아이들이 준비한 시화전 내용을 듣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수업 내용과 함께 한명 한명 아이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기도 했다.

네팔 교장단이 범숙학교를 찾은 이유는 '감마모델'을 교육 철학으로 지도하는 수업을 보고 적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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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사립고등학교 교장 18명이 13일 창원 범숙학교를 찾았다. 시화전을 준비하는 한 학생의 발표를 경청하는 네팔 교장들. /이혜영 기자

비영리 조직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한국여성CEO센터는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네팔 룸비니와 카트만두에서 Joint School Family(룸비니지역 학교협의체)와 School's Forum(카트만두 밸리 학교협의체) 회원인 사립학교 교장과 1차 '나마스테-아리랑-세르부스' 교육훈련을 진행했다. 2차 교육(10월 7~18일)은 한국을 방문해 진행하고 3차 교육은 내년 7월에 마무리돼 감마모델 트레이너를 배출하게 된다. 이후 네팔 감마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한국여성CEO센터 조현순 관장은 "1995년 오스트리아로부터 존중·당당·성장에 기반을 둔 감마모델을 전수받아 한국감마연수소가 설립되고 이젠 한국이 네팔에 전수하고 있다. 한국에 노동자로 와서 귀국한 사람들이 네팔의 성장은 교육에 있음을 인지하고 학교를 설립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 체험한 감마모델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2000년부터 감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숙학교는 가정 폭력, 가정 해체 등으로 사회에서 소외받았던 15~19세 여학생이 다니는 시설형 대안학교다. 범숙학교는 '학교 주인은 학생'이라는 철학에 따라 존엄·당당·성장인 감마모델로 경영하고 있다.

카트만두 밸리 학교협의체 담바 카르키(디비야 갼 고등학교 교장) 회장은 "네팔에서 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정치적 안정이 우선 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10여 일 한국에 머무는 동안 교육, 급식, 기숙사, 교통, 문화 등 모든 것이 인상적이다. 자존감, 꿈, 평화를 지도할 교사 양성에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 등 외형 확대에 치우쳐 철학을 정립하고 적용하는데 소홀했다. 연수에 참여한 교장이 네팔에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학교 철학과 비전을 심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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