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54)감독이 또 한명의 해결사를 발굴했다.

지난달부터 지휘봉을 쥐고 연습경기와 실전을 되풀이하며 `베스트 11'을 확정해 나가고 있는 히딩크감독의 최대 걱정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오른쪽 사이드어태커였다.

서정원(수원)·박성배(전북) 등을 투입해 봤지만 만족할 만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고 이로 인해 경기때마다 선발 출전 선수가 다르다시피했던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히딩크감독은 12일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마치 앓던이를 뺀 듯한 쾌감을 느끼며 또 한 명의 베스트 멤버를 내심 확정했다.

올 시즌 부산 아이콘스에서 활약하게 된 송종국(21)은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 철저한 수비가담 등으로 사령탑에게 충분한 신뢰를 심어줬다. 송종국의 이날 출전은 사실 `대타'였다.

벨기에에서 합류한 설기현(앤트워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히딩크 감독이 전반전만 뛰게 할 계산에서 송종국을 투입했던 것. 그러나 송종국은 시원한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뽑는 등 전반전 내내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펼쳐 히딩크감독이 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과감한 돌파로 왼쪽 사이드어태커 붙박이인 고종수(수원)를 능가했고 뛰어난 체력으로 수비에 적극 가담, 수비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98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주역이며 99년 세계청소년대회,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도 출전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으면서 잘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날 송종국의 맹활약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정확하게 1개월된 히딩크 감독에게 가장 확실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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