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참여가 불투명한 실정이라고 한다. 관할 지자체 눈치를 보느라고 기업들이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사업 실현가능성을 두고 의구심만 늘고 있다.

거제시는 새로운 국가산단 유치에 의지가 충만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조선산업은 당장 앞날마저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곤혹스러운 처지다. 게다가 이전 경영진이 분식회계라는 최악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천문학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터라 공격적인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대우조선해양이란 기업에 주인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사업에 1000만 원의 계약금을 걸어 놓았다는 사실은 누가 보더라도 말 그대로 이름만 걸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안에 국가산단의 마지막 승인 절차인 국토교통부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를 통과하면 이 사업은 본격화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이름만 올린 민간 기업들은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라는 요구를 받을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시점에서 삼성중공업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참여불가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한,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주식회사라는 민간투자 방식의 특수목적법인(SPC)의 설립을 위해 출자를 완료한 35개 업체 중에서 8개사는 현재 휴업상태다.

현재 조선산업의 환경과 여건을 고려하면 대규모 시설투자를 전제로 한 산단 조성사업은 지나친 욕심으로 보일 수 있다. 또한, 이 사업은 중앙정부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업무영역의 분담으로 예기치 않은 혼선과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마저 있다. 즉, 산단 조성 업무를 맡은 국토교통부는 법적으로 형식과 절차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사업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산업의 운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여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천문학적인 금융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민간기업의 신규 투자는 금융사들을 먼저 설득하면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면 중앙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하는 게 옳을 뿐만 아니라 정말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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