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창원에서 '이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축제 2017 맘프(MAMF)'가 열렸다. 전국 최대의 이주민 축제로 평가받는 행사이다. 단기 체류자를 제외한 국내 등록 외국인은 올해 6월 기준 110만여 명에 이른다. 제조업체와 농촌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창원과 김해 등 이주민 밀집 지역이 있는 만큼 이주민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가 이주민과의 사회통합 못지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일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주민들이 본국 사회에 재정착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순기능 외국인 52만여 명 중 정주가 가능한 외국국적 동포를 제외한 비전문 취업자와 선원취업자는 29만여 명에 이른다. 영주권 취득이 허용되지 않는 비전문 취업자 등은 언젠가는 자국에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귀환 후 삶은 우리가 짐작하는 만큼 순조롭지 않다. 한국에서 귀환한 이주노동자들의 85%는 재이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절반가량은 한국에서 다시 일하고 싶어한다는 조사도 있다.

그 원인은 본국의 열악한 경제 사정 등 구조적인 요인도 크지만, 이주노동자 본인의 책임도 적지 않다. 2015년 경남이주민센터가 경남 거주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벌인 실태조사에서 대상자들은 월급의 60% 이상을 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인이 목돈을 관리하지 않는 것은 귀국 후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귀환을 실패로 이끌 확률이 높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이 점에 착안하여 본국에 성공적으로 귀환한 이주노동자들을 초청하여 자국 후배 이주노동자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민 유입 역사가 장구한 유럽은 오래전부터 이주노동자의 귀환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우리도 이주노동자가 유입된 지 30여 년을 헤아리는 만큼 귀환 이주민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귀국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효적 측면에서 재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 시민사회 차원에서 귀환 이주민의 삶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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