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시민보다 권력 기댄 언론 현실
아부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 언론 돼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주권재민'이라고도 합니다.

그 말이 두꺼운 법전이나 고전의 먼지를 털고 나와 햇빛 아래를 걷기 위해선 특별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최종 권력'인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참다운 언론'이 바로 그것입니다.

권력은 '말'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왕조시대에 권력자의 말은 곧 법이었고, '포고문'으로 전달돼 방방골골 백성들의 삶을 얽매었습니다. 민주주의도 '말'로부터 시작됩니다. 자유민주주의가 태동하던 시기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는 선언문,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선언문, 부정한 권력은 물러나야 한다는 선언문 등 시민들의 목소리는 권리장전이 되고, 민주정부의 법이 되었습니다.

말에서 시작된 권력은 '두려움'이라는 마음속 공포로 현실화됩니다. 대중이 권력자의 말을 두려워한다면 그 사회는 봉건사회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권력자들이 두려워 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시작됐습니다.

민주주의가 저절로 생겨나지 않았듯이 언론 자유도 저절로 주어진 게 아닙니다. 절대권력인 왕권이나 독재정권을 몰아낸 후 시민들의 피로 얻어낸 성과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투옥되면서 끝내 승리한 87년 6월항쟁이 있었기에 지금의 언론환경이 가능해졌습니다. 그 과정에 수많은 언론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언론들은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기보다는 권력자의 말을 전하는 '포고문'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언론인이라면 권력자의 포고문을 전하는 단순한 전달자나, 기계적인 중립을 언론의 사명이라 말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2015년 4월 진주지역 시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시작했던 <단디뉴스>가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개인회사로 출발했지만, 3개월여 간의 법인화 과정을 밟아 주식회사로 거듭났습니다.

<단디뉴스>도 비록 작은 목소리지만 '포고문'이 아니라 '선언문' 편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두려워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권력자가 두려워하는 목소리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 일부를 맡게 된 저는 <단디뉴스>가 가야할 길을 다시 확인해 봅니다.

낮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쉽게 써야 할 것입니다. 기관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받아쓰기 하지 않고, 오로지 사실에 기반해 보도하고, 시민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합니다.

서성룡.jpg

권력에 아부하거나 주눅들지 않는 언론이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 지원금이나 유관 단체 광고에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독자들이 내는 구독료와 후원금, 정당한 광고 수익만으로 운영해야겠습니다. 부풀리거나 감추지 않고, 정확하게 쓰고 바르게 보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언론다운 언론이 되어야 합니다. <단디뉴스> 뿐 아니라 모든 언론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