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왜 보험 받아주지 않을까
경제성 주장도 따지고 보면 허상

지난 9월 20일 자 바로 이 지면에 '시민참여단 478명에게 드리는 글'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드리는 글입니다.

원자력발전의 경제성을 이야기하면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 과소계상, 원전 해체비용과 환경 복구 비용 과소 계상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사고 보험 문제입니다.

자동차를 운행하면 반드시 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소도 사고 보험을 들어야 하지만 보험회사는 보험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 피해금액이 너무 커 여러 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운영해도 단 한 번의 사고로 보험회사를 파산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수원은 조건부 보험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액 한도 5000억 원, 사고 후 10년이 지난 손해와 환경 관련사고는 정부가 보상하고 그 이외의 사고는 10개 보험회사가 공동으로 보상하는 조건입니다.

한수원은 한국전력이 100% 출자한 공기업입니다. 한국전력 주주는 정부 18%, 산업은행 33%, 국민연금 6.5% 외국인 30%, 일반인 12%로 구성된 공기업입니다.

외국인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서 보험을 정부가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특혜인 셈이죠.

원자력은 단 한 번의 대형사고라도 피해규모가 우리나라는 최소 1000조 이상입니다. 후쿠시마는 피해금액이 정부발표 220조이지만 삼중수소 제거비용을 계산 안 한 것입니다. 재미 과학자 강정민 박사는 이 비용까지 계산하면 690조라고 주장합니다.

고리원전 주변에 울산 산업도시, 부산항이 각각 19㎞, 28㎞ 이내에 있습니다. 고리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수출이 전면 중단됩니다. 더구나 반경 30㎞ 이내 380만의 주민이 거주하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후쿠시마와 비교가 안 됩니다.

피해금액을 적게 잡아 500조로 계산하면 보험으로 5000억 보상해 줍니다. 피해금액 500조에 보상금액 5000억. 그 의미는 이렇습니다. 자동차사고 견적이 500만 원 나왔는데 보험회사가 5000원 보상해주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보험에 들지 않는 것과 같죠.

제대로 보험들고 보험료를 내면 어떻게 될까요?

1에 100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독일에서는 1에 1000원으로 계산했다.) 우리나라 원전 단가는 68원이니까 보험료를 보태면 168원이 됩니다. 가스보다 2배 비쌉니다. 원자력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 우리나라 유력 경제지 증권뉴스에 이런 내용이 실렸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S&P는 '앞으로 17년 내 미국 원전 절반이 없어지고 38년 내 모든 원전이 없어진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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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건설비용의 상승, 가스 가격의 하락과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의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원전 관련 종목을 사지 말라는 뜻입니다.

시민참여단 여러분, 원전 건설 재개를 원하는 측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경제성입니다. 그런데 보험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원자력의 경제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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