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50배 '무섭게 급증' 철새·야생식물에 위협
이수동 교수 대책 제안 "1.5m 이상 유지·예초"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 연꽃군락이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빠르게 번성하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수심 조절이 제시됐다. 주남습지(주남·산남·동판저수지) 연꽃군락은 최근 8년 동안 50배나 늘었다.

이수동(사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10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창원의 보물 주남저수지 현주소 진단 간담회'에서 주남습지 생태계 현황과 보전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습지에 연꽃군락이 많으면 철새 먹이 활동과 잠자리 공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습지 관리를 위한 올바른 방향 설정과 함께 수심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5년 경남녹색환경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주남습지 내부 군락 중 연꽃은 17.65%(88만 2991㎡), 버드나무 17.61%(88만 990㎡), 습지 초지 31.56%(157만 8879㎡) 등으로 나타났다. 연꽃군락은 빠른 속도로 주남습지를 장악했다. 지난 2007년을 전후로 발생한 것으로 보는 연꽃은 2011년 4.2%, 2013년 7.0%, 2014년 11.4%로 꾸준히 증가했고, 2015년 여름에는 14.9%, 그해 가을에는 19.3%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39.7%로 더 넓게 퍼졌다. 주남습지에서 연꽃은 8년 동안 약 50배 이상 면적이 증가한 것이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 번성한 연꽃군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특히 주남저수지 연군락이 지난 2015년 가을 30.6%에서 2017년 60.2%까지 늘어났다. 이 교수는 "2009년 소규모로 분포하던 것이 최근 8년 사이에 크게 늘어났는데 주남저수지와 산남저수지뿐 아니라 동판저수지에서도 크게 번성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수심이 낮은 동판저수지에는 더 빠른 확산속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수생생태계 유지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가시연꽃이 사라지는 등 연꽃군락 확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해왔다. 이 교수는 "환경변화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 생물서식처에 미치는 영향 불확실성이 있다. 생태계 변동과 관리 이후의 불확실성 탓에 연근 제거보다는 예초와 수심 관리가 우선"이라며 "최소 수심 1.5m 이상을 유지하는 동시에 연군락 예초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연군락 제거에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한 뒤 연근 관리 대책 시행 여부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두루미 등 철새 서식을 위해서 적절한 수위도 필요하다. 주남저수지 60%, 동판저수지 91%, 산남저수지 66.8%가 수심 1.5m 내외다"며 "월동기(10월 중순~3월 중순) 동안 재두루미의 안정적인 잠자리 유지와 큰고니의 먹이터 제공, 기타 물새류의 먹이와 휴식처 제공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공한 기준수위 3m는 최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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