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본류 유입되는 유수지 "공업용수로도 어려워"

집중호우 때 논밭의 침수를 막고자 만든 유수지가 '녹조 배양소'로 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 본류로 흘러드는 유수지 374곳 중 11곳을 시범조사한 결과 8곳의 수질이 최악을 기록한 것은 물론, 유수지로 들어오는 물보다 강으로 나가는 물의 오염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 취수 및 농업용수 역할을 해야 할 낙동강 6개 보에 들어가는 농업용 유수지 6군데 모두 수질오염도에서 생활환경 기준상 가장 나쁜 6등급을 기록했다.

이용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용 유수지 환경관리 운영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업용 유수지 11곳 중 8곳이 생활환경 기준상 가장 나쁜 6등급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유수지도 5등급이 1곳, 4등급이 2곳으로 모두 '약간 나쁨' 혹은 '나쁨'을 보였다.

농업용 유수지란 농경지가 침수되지 않도록 논밭에서 흘러오는 물을 받아뒀다가 하천에 방류하는 시설을 말한다. 그런데 논밭에 뿌린 농약과 화학비료의 주성분인 인·질소가 함께 섞여 나와 별다른 정화과정 없이 그대로 낙동강 본류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11개 유수지에서 방출돼 낙동강 11개 보로 흘러들어간 평균 총인(T-P) 농도는 0.265㎎/ℓ로, ‘매우 나쁨’(0.15㎎/ℓ초과)을 보였다. 경남지역에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5개 유수지 총인 농도는 영산천(0.155㎎/ℓ), 고곡(0.288㎎/ℓ), 유어(0.735㎎/ℓ), 송곡(0.242㎎/ℓ), 포동(0.360㎎/ℓ) 등 모두 ‘매우 나쁨’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려울 만큼 영양염류 오염이 심각한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상시 개방된 낙동강 4개 보(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의 평균 총인 농도는 0.047㎎/ℓ(2등급)였으나 이보다 5배 이상 오염된 농업용수가 여과 없이 강으로 흘러든 셈이다.

수질을 정화하기는커녕 도리어 악화시키는 유수지도 있었다. 11개 유수지 가운데 5곳은 유입되는 수질보다 낙동강 본류로 흘려보내는 수질이 더 나빴다. 수질이 악화한 5곳은 평균 총인 농도 0.145㎎/ℓ의 5급수가 흘러와 0.183㎎/ℓ의 6등급으로 방출됐다.

나머지 5곳(유입수 수질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유어 저수지 제외)은 0.309㎎/ℓ의 오염수가 흘러와 0.252㎎/ℓ로 총인 농도가 옅어지기는 했지만 수질 개선율이 27%에 그쳐 유출수 역시 6등급에 머물렀다.

이 의원은 “4대 강 사업 이후 악화하는 녹조 발생으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담당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팔짱만 끼고 있다”며 “농업용 유수지가 녹조배양소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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