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멧돼지 때문에 2012년 처음 그와 통화했다. 육지에서 헤엄쳐 멧돼지가 섬에 정착했다느니, 멧돼지 농장에서 탈출해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말이 있었다.

면장일 때 그는 매워 멧돼지가 먹지 않는다는 야콘 재배를 농가에 독려했다.

야콘은 지금 사량도 특용작물이 됐다.

집창촌으로 이어졌던 통영 명정동 99계단이 있다.

'고향은 내 인생의 모든 재산이며……'와 같은 박경리를 추억하는 글과 시 같은 것으로 이곳을 꾸며 명소화한 이가 그였다.

벼락당 오솔길이 윤이상 선생 등굣길임에 착안해 실제 연주를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피아노 계단을 만들었다는 것도 그와 주민들 이야기다.

벼락당은 1999년, 산사태로 일가족 4명이 숨진 후 방치돼 모기가 들끓는 곳이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였고 겨울이면 수천 평 급경사지는 수십 년간 마른 무덤이었다.

동장으로 취임한 그는 이 벼락당을 고민했다. 다음해, 급경사지였던 이곳은 거대 꽃밭이 됐다.

꽃이 폈다가 지면 또 잡풀이 우거져 관리가 되지 않는 곳이 벼락당이었다.

여기에 염소를 방목하자는 주민 제안을 받아들여 관람객이 환호하는 도심 목장 1호를 만들었다. 곧 암수 한 쌍 꽃사슴을 방목하면, 더 볼만한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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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진 통영 명정동 김용우 동장은 2년 뒤가 정년이다. 지난해엔 지역민들이 김 동장에게 "대통령이 표창하라"는 서명운동을 했다.

홍상수 감독 영화 <하하하>에 나오는 통영 한 식당에서 딱 한 번 그와 점심을 한 적이 있다. 아귀탕인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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