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에 도넘은 막말 기가 찰 정도
5·18에 세월호 관련 폭언도 일삼아 공분

6분. 이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게 뭘까? 우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마음대로 혀를 놀려서 뱉어낼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좀 골치 아프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혀를 가만히 둔 책읽기쯤 될까. 그러니까 6분간의 독서? 뜬금없이 6분이란 시간을 꺼낸 이유는 두 가지다. 지금 이 나라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두고 이른바 '아톰 아줌마'라고 비판한 정미홍의 말과 더불어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 기준 독서시간이 6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 기준 독서 시간은 6분이다.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도 안 되며 3명 중 1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아무리 먹고살기 바쁜 세상이라지만 놀랍지 않은가.

장편소설 <강화도>로 제10회 이병주 국제문학상을 받은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61) 교수는 문학만이 인간을 구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아닐 수 있다. 좀 더 무식한 표현을 빌리자면 '개뿔'이란 말로 응답할 수도 있다. 문학으로도 구제할 수 없는 인간들이 분명히 있다는 얘기다. 최근 논란이 되는 인간들 가운데 한 인간을 꼽자면 정미홍(59) 전 KBS 아나운서쯤 될까. 입으로 밥을 벌어먹고 산 아나운서 출신답게 그가 마음대로 혀를 놀려서 뱉어낸 말부터 좀 들어보자. 그러고 보니 묘하다. '개뿔'과 '아톰 아줌마'.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은 대통령 전용기에 반입 금지된 나무, 음식물 등을 실어 날라서 또 국가 망신을 시키고 있다"며 "도대체 권력을 쥐면 법은 안 지켜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글을 남겼다. 김 여사가 지난 7월 대통령 전용기에 통영산 동백나무를 실어 베를린 외곽 윤이상 선생 묘소에 심은 것을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그는 김 여사의 의상 관련 비용 지출 등도 언급했다. "취임 넉 달도 안 돼 옷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로 국민의 원성을 사는 전형적인 갑질에 졸부 복부인 행태를 하고 있다"며 "옷을 못 해 입어 한 맺힌 듯한 저렴한 심성을 보여준다. 국민 세금으로 비싼 옷 해 입고 아톰 아줌마 소리나 듣지 말고"라고 말했다. 또한 "사치 부릴 시간에 영어공부나 좀 하고 운동해서 살이나 좀 빼시길. 비싼 옷들이 비싼 태가 안 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23일에도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뇌물 가족 가출" 언급에 대해서도 지원사격을 가했다. 그는 당일 "정진석 의원이 노무현이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이 가출을 해서 다음날 자살했다고 말을 했군요.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나아가 "뇌물죄로 수사받던 중에 권양숙이 억대 시계를 두 개나 받아 챙기고 청와대 안방에서 140만 불을 받아 100만 불을 대통령 전용기로 밀반출하는 등 구체적 죄상이 드러나니까 아침 일찍 나가 갑자기 자살한 노무현입니다"라며 그간 극우성향 인사들이 쏟아낸 발언과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다시 "자기들이 그런 더러운 죄가 하나도 없는 청렴했던 부국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했던 그 온갖 행패와 막말 거짓말들은 이미 머릿속에 없는 겁니다. 후안무치를 넘어서 무뇌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봅니다"라고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을 퍼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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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처음부터 세월호를 건져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했다"면서 "인명을 귀하게는 여기나 바닷물에 쓸려갔을지 모르는 그 몇 명을 위해 수천억을 써야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5·18은 폭동'이라고 표현해 공분을 샀다. 그는 "(5·18은) 무고한 생명을 죽게 하고, 관공서를 파괴하고 방화하며 군인들을 죽인 폭동이었는데 민주화 운동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해 유가족들의 비난을 샀다. 이쯤 되면 단순히 막말이 아니다. 그는 1982년 KBS에 공채로 입사해 1993년까지 공영방송 아나운서로 살았고 2011년 한나라당 특임위원, 2012년 새누리당 촉탁위원 등을 지냈으며 대한애국당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그의 이력만 봐도 나라 꼴이 왜 이 모양인지 알 만하지 않은가.

이 나라 10세 이상 국민 평일 독서 시간 6분이 있는가 하면, <인터스텔라> 작곡가 한스 치머, <라라랜드> 저스틴 허위츠 내한 공연처럼 대사 한마디 없이 절망·희망의 감정 드러낸 4시간도 있음을 좀 아시라. 그러니까 열심히 책 좀 읽고 운동해서 그 잘난 입에 붙은 살이나 좀 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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