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상주중 학생 자전거 라이딩 5일간 인천~낙동강 하굿둑 누벼…자연·역사 돌아보며 인내 경험

남해 상주중학교 1·2학년 학생 5명이 추석 연휴기간에 4박 5일 국토종주 자전거 라이딩에 도전했다. 2학년 진영진·정의진·최준혁·김진목, 1학년 변종윤 학생이 그 주인공.

학생들은 '자유롭게 달려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페달을 밟았다. 지난 5일 인천 아라뱃길에서 출발해 9일 낙동강 하굿둑에 도착하기까지 633㎞ 구간을 달렸다.

상주중은 2016년 선정된 도내 첫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다. 자전거부는 앞서 섬진강 자전거길 종주를 마치기도 했다. 4박 5일 633㎞에 해당하는 다소 무리한 이번 자전거 라이딩은 중학생에게는 힘겨운 일이다.

국토종주 지도교사로 나선 정주한 행정실장은 "도전하고 싶고, 궁금하고, 좀 더 자유롭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먼저 제안해 시작됐다. 아이들이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최대한 말을 아끼고 위험한 부분에 대해 조언하고 안내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 633㎞ 자전거 국토종주를 한 남해 상주중학교 학생 5명과 정주한 지도교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해상주중

아이들은 두 바퀴의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배고픔과 인내도 경험했다. 속도를 즐길 때는 보지 못했던 주변의 모든 것이 고통이 수반되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새삼 부모님이 그립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종윤 군은 "2일째 28㎞ 힘든 구간을 달릴 때 비도 오고 배도 고프고 가장 힘들었다. 그 순간을 넘어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을 때 행복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영진 군은 "자전거를 오래 타다 보니 안장에 앉을 때 엉덩이가 아팠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극복했을 때 뿌듯함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힘든 일도 수월하게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실장은 몸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전거 라이딩 활동이 많은 학교에 퍼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교육은 아이들에게 책상에 앉아 자연을 보고, 역사를 돌아보라고 하고 있다. 이번 국토종주에 참여한 아이들도 처음에는 속도감에 빠져있다가 지치고 배고픈 힘든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니 처지가 비슷한 친구를 돌아보게 되고, 어려움을 못 느끼게 해준 부모님 생각이 나고, 자연과 역사를 돌아보게 되는 걸 확인했다. 강요가 아닌 스스로 알아가도록 안내하는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몸 배움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지식으로 채우고, 논리를 쌓아가는 선순환 교육이 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주중 또 다른 학생들은 14·15일 1박 2일 동안 금강 자전거길(146㎞), 영산강 자전거길(133㎞)로 두 바퀴의 자유를 만끽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