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강암

비인강암은 말 그대로 비인강 부위에 발생한 종양을 일컫는다. 비인강은 쉽게 말해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이행부위며 목젖상단의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비인두에서 생기는 종양은 양성 종양도 있으나 흔하지 않고 최근 관심이 급증한 악성종양에 대해 알아보겠다.

비인두의 악성종양은 대부분 편평상피세포에서 기원한 암종이다. 드물지만 악성 림프종, 선암종, 횡문근육종, 연골육종, 악성 흑색종 등이 있을 수 있다.

비인두암은 발병률이 10만 명당 1명 이하로 드문 암이다. 그러나 중국, 특히 남부의 광동, 광서 지방에서는 10만 명당 30명 가까이 발생한다. 이 지역에서 이민 간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유행지역으로,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상일 정도로 매우 흔한 암이다.

따라서 인종적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병인에 대한 역학 조사가 많이 행해졌다. 중국계 아시아인에게 있는 HLA-A2, Sin 2 haplotype histocompatibility locus가 유전적으로 비인두암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행 지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2세에서는 발병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음식이나 생활환경도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된다.

비인강암 증상

환자의 증상으로는 목에서 만져지는 망아리가 가장 많고 종양이 발생하는 위치의 특성상 귀가 먹먹한 이충만감, 코막힘 등의 증상도 많이 생긴다. 이 때문에 수개월 또는 1~2년간 장액성 중이염이나 만성 부비동염으로 치료하다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격 전이율은 평균 20%로 기타 두경부 편평세포암종에서보다 높다. 이 중 골 전이가 49%로 가장 많고 폐, 간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진단은 상경부 종괴, 수개월간 지속되는 장액성 중이염 등이 있으면 비인두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내시경으로 보면 종괴는 비인강의 측벽이나 상부에 위치하는 울퉁불퉁한 표면의 종괴로 돌출하여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데노이드 비대증과는 달리 주로 측벽에 위치하며 종괴표면에 혈관이 잘 발달되어 다. 내시경하에서 이런 부분이 쉽게 조직검사가 가능하다.

강비인강암 치료

비인두는 수술적 치료는 어려운 반면 방사선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기 때문에 방사선치료가 주 치료법이다.

그나마 수술의 적응증은 재발한 비인두암으로, 뇌신경 마비나 두 개내 침범이 없고 전신 전이가 없는 경우가 해당된다. 그러나 이 부분도 방사선 치료 성공률이 높아 수술은 방사선 재치료에 실패한 경우나 재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국한하여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

진행된 비인두암의 주된 치료 실패는 국소 및 경부 재발이다. 따라서 항암제와 방사선을 동시에 투여하여 치료 성적을 높이려는 시도도 많이 행해진다.

비인두암은 국소 관해율이 높은 편이나 이 중 반수가 국소 재발하며 20%에서 전신 전이를 보인다. 하지만 재발한 경우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재치료할 수 있다. 항암제에 비교적 잘 듣는 종양이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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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기 MH연세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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