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인 수달이 잇따라 로드킬을 당했다. 경남야생생물보호협회는 '생태 통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남해안대로 태진쉼터 인근 사거리에서 약 1m에 달하는 수달 수컷 한 마리가 차량에 치여 죽었다. 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에도 인근 도로에서 수달 한 마리가 죽었다. 인근에서 지난 2년간 보고된 것만 4건이고, 형상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아 보고되지 않은 것도 2건이다.

보호협회는 이 지역에서 추진되는 고성 죽계~마산 진전 국도건설공사를 원인으로 추정한다. 공사는 고성2터널과 도로 확장 공사로 지난 2014년 3월 시작돼 2021년 1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도로 확장 공사 전 굴착기로 문화재 조사 중이다.

지난달 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남해안대로 태진쉼터 인근 도로에서 로드킬당한 수달. /경남야생생물보호협회

옥수호 회장은 "현재 개체 수가 정확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오서저수지에 수달 한 쌍이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전천과 저수지 사이를 수달이 왕래했을 것인데 최근 공사 소음으로 놀란 수달이 도로 위로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옥 회장은 "야생동물마다 자기만의 길이 있을 텐데 도로로 단절되면서 사라진 셈"이라며 생태 통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옥 회장은 "생태 통로가 자리 잡으려면 수년이 걸리는 만큼 애초부터 제대로 만들고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5일 보호협회는 해당 공사 감리단을 방문했다.

환경보전방안 검토서에는 횡배수관, 통로박스, 배수암거, 수도암거 등 겸용 통로가 20곳, 전용 통로 1곳이 계획돼 있었다.

이에 대해 보호협회는 생태 통로를 조성할 때 △야생동물 이동 경로 파악 △통로에 나무 등 생태환경 조성 등을 주문했다.

감리단은 "로드킬이 발생한 구간에 아직 공사가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고, 먼지 날림 등 주민 불편은 있었지만 로드킬에 대한 민원은 없어 몰랐다"면서 "환경용역업체 등에 의견을 전달해 검토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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