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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중 탈피…지방자치로 이뤄낸 에너지 분권

[에너지 민주화 시대를 열자] (4) 독일, 네덜란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2022년까지 탈핵, 2050년까지 신재생 비중 80%로
연방·지방정부·기업이 함께 에너지 전환 추진
시민사회, 정책 수립 단계부터 참여와 감시 역할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2017년 09월 27일 수요일

에너지 전환은 우리나라처럼 발전소를 짓고, 송전선로를 깔 때 국책사업이라고 자치권을 배제하고 밀어붙이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실패한다. 중앙집중·집권적 에너지에서 분산과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분권은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에너지 전환에 앞선 독일 사례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연방정부, 지방정부, 기업, 시민사회 역할과 유기적인 연결이다. 시민사회 목소리가 정책화되고, 탈핵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오랜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겔젠키르헨시 자회사인 사이언스 파크 볼프강 융 총괄책임자는 주체별 역할을 이렇게 정리했다. 연방정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 제시와 법제화를 하고, 국제기구와 협력한다.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랜지역 풍력발전단지./공동취재단

지방정부도 시민참여 보장과 지원, 다른 도시와 교류하고 협력한다.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연합 조직을 꾸려 이익을 추구하고 연구한다. 특히 시민은 자발적인 참여와 더불어 정부와 기업을 감시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에네르기벤데(에너지 전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밑바탕은 지방자치제도다. 독일 주민자치 속에서 에너지 분권을 통한 재지역화가 이뤄지고 있다. 융 씨는 "신재생에너지는 탈중심화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 파크는 겔젠키르헨시가 지난 1995년에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확산하고자 만든 자회사다. 신재생에너지 신기술을 개발하는 40개 입주업체와 연구소는 태양광발전을 더 싸고 효율적으로 생산, 안정적인 공급망 해결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8년 장기프로젝트를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연구 성과를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기후 엑스포도 열고 있다.

루르 공업지역에 속한 겔젠키르헨시가 태양광 메카로 탈바꿈한 것은 도시재생 사업에 따른 것이다. 인구 560만 명에 달했던 루르지역은 1960년대 우리나라 광부와 간호사가 파견됐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루르지역 석탄·철강산업이 쇠퇴하면서 겔젠키르헨시는 1930~40년대 인구 3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현재 25만 명 규모다.

겔젠키르헨시는 1960~80년대에 새로운 미래를 찾고자 시민들과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태양광발전을 브랜드화해 신재생에너지를 연구·설치·생산하는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겔젠키르헨시는 전체 전기 소비량에서 25%를 태양광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90%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융 씨는 "항공사진을 찍어 연구한 결과 90% 정도가 태양광에너지로 전기를 조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각 가정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전기가격을 인하하고, 에너지저장시설을 향상하는 방법을 찾는 게 연구 중점 목표"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사업 확대에 따른 일자리 증가로 인구구조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융 씨는 "대학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하고 신진 인력이 유입하면서 노령인구는 감소하고 젊은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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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겔젠키르헨시 사이언스 파크 볼프강 융 총괄책임자가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발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같은 주 파더보런시(인구 30만 명)는 전체 전력소비에서 81.6%를 지역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 풍력발전만으로 70%를 충당한다. 이는 독일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 연방정부가 2050년까지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80%를 넘어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지역사회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에너지산업에서 나온 세금은 지역사회 공공사업 투자로 이어진다. 특히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오고 있다. 발전단지 인근 주민들은 전기요금 인하 혜택도 받고, 풍력단지를 찾는 방문객도 늘고 있다.

독일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민참여 속에서 에너지산업을 비롯한 공공분야 재지역화가 이뤄지고 있다. 재지역화는 지방정부가 공공기업을 세워 발전소와 배전망 등 기반시설을 인수해 공영화하는 것이다.

2007년부터 6년 동안 시영회사 70개가 신설됐고, 200개 배전망이 재지역화됐다.

또 130여 개 지방정부가 '100% 재생에너지 지역'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재지역화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설립된 함부르크 시영회사다. 2013년 주민투표에서 시민들은 '전기·가스망 100% 매입안'을 통과시켰다.

재지역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설비 확대, 지역 과제와 재정수입 증대, 에너지 공급 민주화, 일자리 창출, 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공감, 가격보다 질적 경쟁, 시민 참여로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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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세호 기자

    • 표세호 기자
  • 시민사회부에서 일합니다~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