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은 지역따라 가격차…값 폭등요인 없어

40대 중반의 회사원 김모씨는 요즘 집값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김씨가 마산 월영동의 ㄱ아파트를 세 놓고 시골로 이사한 것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값이 뛰기를 기다리며 전세를 놓았지만 도무지 값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동네 집값은 잘도 오르고, 창원의 경우 평당 700만원을 호가한다지만 김씨가 살던 ㄱ아파트는 평당 300만원도 안되니 ‘부동산 경기 호조’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답답한 심정이다.
최근 아파트값은 창원의 시청 부근을 중심으로 크게 뛰었다.
부동산랜드와 부동산 뱅크 등 부동산정보 전문서비스업체에 따르면 창원의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가 459만원으로 6개월 전에 비해 63만원이 올랐다.
이에 비해 마산은 380만원 선으로 6개월 전에 비해 35만~40만원이 뛰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창원의 아파트값 폭등세가 전반적인 추세가 아니라 신월·용호동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상 현상이라고 파악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일부 지역의 현상이 여타 지역의 아파트 값과 새 아파트의 분양가에까지 영향을 미쳐 창원 전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마산에 비해 창원의 아파트값이 폭등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최근 창원에 고용인구 2000여명 규모의 대형 유통매장이 들어선데다 공단 기업체의 전출입·인사 이동으로 인해 인구의 이동이 많았던 것을 꼽고 있다.
창원은 마산에 비해 주민들의 전출입이 활발해 그만큼 수요와 공급이 유지가 되고 계약 건수가 많아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체의 단기 부임 등으로 인해 급매물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창원의 지난해 4·4분기 전입인구는 2만 1277명, 전출인구는 2만 2859명이었으며, 올 1·4분기(전체 인구 52만 3472명)는 전입 2만 3951명, 전출 2만 6089명이었다.
이에 비해 마산은 지난해 4·4분기 전입 1만 8955명, 전출 1만 8718명이었고, 올 1·4분기 전체 인구 43만 3316명 중 전입 1만 9036명, 전출 1만 9503명이었다.
즉 창원은 분기당 5만여명, 마산은 분기당 3만8000여명이 이사를 한 셈이다.
교통과 주위 환경도 중요한 요소로 지적된다. 김씨가 살았던 ㄱ아파트 32평형의 현재 매매가는 8000만원. 그러나 4차로 도로를 하나 건너 자리잡은 ㄴ아파트 32평형은 1억2000만~1억4000만원에 거래된다.
인근 부동산 중개소에 따르면 ㄱ아파트를 경유하는 버스는 10~20분당 한 대 꼴로 있는 등 교통이 불편하며 주차 여건도 좋지 않다. 하지만 ㄴ아파트의 경우 경남대 앞을 지나는 버스의 거의 절반이 거쳐가는데다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교까지 있어 교육환경도 좋은 편으로 꼽힌다.
창원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하다.
마산에서 10여년을 살았던 이모(43)씨는 90년대 후반 창원으로 이사할 때만해도 좁고 낡은 아파트에 불만을 가졌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를 비워줘야 할 때가 되었고 지금 있는 집의 전세금으로 창원 내에서 전세를 얻기는 어렵지만 다시 마산으로 와서 살 생각은 없다.
교통과 인근의 용지공원 등 환경을 고려하면 아무리 좁은 집으로 옮기더라도 창원에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마산 내서읍 ㄷ아파트에 살다 창원 용호동 ㄹ아파트로 이사한 김모(42)씨는 두 아파트의 시세차에 의해 32평형에서 18평형으로 옮겼다.
이사를 하며 대부분의 가구와 책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줬지만 ㄹ아파트 18평형은 현재 8100만원에 거래돼 6개월 전에 비해 2100만원이나 가격이 뛰어 집이 좁아도 후회는 없다.
이에 비해 내서읍의 ㅁ아파트 16평형은 현재 4800만원으로 6개월새 1200만원이나 값이 떨어졌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내서읍이 신흥 개발지역으로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새 아파트의 경우일 뿐 나머지 아파트는 시세가 낮다”며 “도로가 새로 건설될 계획이지만 아직은 교통이 불편하고 제반 생활 시설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공과 토공 관계자들은 창원과 마산의 집값 격차는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창원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신규 물량이 형성되기 힘들며 올 하반기 반송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대규모 이사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산은 주민들의 전출입이 활발하지 않고 내서·삼진 등지의 개발 여지가 남아있어 집값이 폭등하기는 힘든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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