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빈용 '탄소'블레이드 상용화
두산중과 설계…경쟁력 확보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이하 KIMS) 풍력기술 연구개발팀 박지상(사진)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대형 풍력 터빈용 카본(탄소) 블레이드(날개) 개발·상용화에 성공했다.

풍력 터빈 발전은 블레이드가 외부 바람 하중을 받아 회전하는 운동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따라서 블레이드는 돌풍 등 평균 풍속 이상 바람에도 잘 견디고, 평균 풍속에 오랜 기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하중을 견디도록 구조적인 강도와 강성을 가지게끔 설계한다.

풍력 터빈 대형화 추세로 대형 블레이드 개발은 갈수록 요구되지만 블레이드는 길이가 길수록 높은 강도·강성을 위해 구조를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면 블레이드 자체 무게가 커져서 풍력 터빈 하부 구조물이 받는 부담도 커진다. 블레이드 길이를 늘리려면 결국 구조적 강도·강성은 높이고 중량은 줄이고 하중을 경감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탄소 섬유 복합재와 TBC(Torsion-Bending Coupling) 기술을 적용해 해결했다.

이에 이번 연구팀은 두산중공업(풍력 터빈 시스템 기업)과 함께 대형 블레이드 설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블레이드 운행 시 바람 하중을 낮추고자 TBC 기술을 적용하고 블레이드에 탄소 소재를 사용해 기존 유리 소재보다 블레이드 중량을 줄였다. 또한, 이를 저풍속형 블레이드(3MW Class III)로 설계해 낮은 풍속에서도 필요한 출력 성능을 내도록 했다. 이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풍속이 낮은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탄소 섬유는 유리 섬유보다 3배 이상 높은 탄성이 있다.이번 블레이드 소재 국산화로 수입 대체 효과와 소재 수급 안정성을 확보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우수한 품질의 블레이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대형 블레이드와 저풍속형 풍력 발전 시스템 개발로 내수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블레이드 소재 국산화, 설계기술 자립화, 공정기술 고도화로 블레이드 수출 전략 산업화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개발에 성공한 블레이드를 적용한 풍력발전시스템은 두산중공업에서 국내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 1단계 사업과 연계해 이미 20대(블레이드 60기) 수주 계약을 마쳤다. 내년 5월부터 차례대로 설치할 예정이다.

재료연구소 박지상 개발팀장(책임연구원)은 "이번 탄소 섬유 복합재 TBC 블레이드 개발 성공은 지금까지 유럽 선진 기술을 뒤쫓던 국내 풍력기술이 블레이드 분야에서만큼은 유럽 기술을 앞지르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이라며 "국내 풍력 산업 도약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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