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일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손자 녀석을 손짓으로 불러 내 곁으로 오게 해 놓고 불쑥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유찬아, 이 할애비가 마침내 너를 추월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머릴 갸웃대는 녀석에게 큰 글자로 인쇄된 신문 기사 제목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읽어 보게 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첫 추월〉!

피식 웃던 손자 녀석이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캬, 말도 안돼. 할아버지 똥차가 내 차를 추월하다니…" 빗나간 신소리에 파안(破顔)하면서도 속으론 "차라리 똥차라면 카센터에 가서 중고차라도 만들지. 이젠 그 똥차만도 못한 짐이란다 짐"하고 말았습니다.

'늙은 한국'이란 노인 숙제 보따리가 너무나 큽니다. 사회보장 사각지대 천지에 자살까지 늘어나는 무대책 고령사회는 이미 재앙 예고가 된 터입니다. 한강의 기적 같은 '고령의 기적'이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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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너희들이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듯이

늙음은 우리가 잘못해서

받은 벌이 아니다"고 한

그 영화

〈은교〉의 명대사가

'짐' 된 노인에게는 '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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