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신봉자 장관직 내정 해프닝
공직자 필수 조건은 '과학적 상식'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대주교 제임스 어셔는 1650년에 성경이 인류 역사의 기간들을 포함하는 연대기적 정보의 유일하고 믿을만한 출처가 되는 문서라고 '가정'하였고, 그는 믿을 만한 연대로 느부갓네살 왕이 죽은 연대를 선택하였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거꾸로 계산해 나가서, 그는 기원전 4004년 10월 23일이 창조일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합니다.

성경 어느 곳에도 이 날짜는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대인과 많은 다른 고대 민족들에서는 가을에 새해가 시작되었으므로,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한 때가 가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어셔 대주교의 계산은 천지창조부터 아담 130살에 셋이 출생했고 셋이 105살에 에노스가 출생하였다는 등의 인물 출생을 더했다고 합니다. 이런 계산에 관한 내용은 100쪽 이상이라고 합니다. 윤년과 윤달에 관한 것도 계산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창조과학은 완전히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주장합니다.

제임스 허튼은 지구가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침식과 퇴적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당시는 18세기 신이 과학을 지배하던 시대였고 제임스 허튼의 주장은 창조주로서 신을 거역하는 행위였습니다. 당시는 약 6000년 전 신이 지구를 창조했다고 믿었던 시기입니다.

지구의 나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찾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100년, 방사성 원소가 발견되면서 지구의 나이를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암석에 포함된 우라늄은 자연 상태에서 일정한 속도로 알파 붕괴하여 납으로 변하게 됩니다. 우라늄의 반감기는 44억 6000만 년입니다. 납과 우라늄의 함량을 측정해서 우라늄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라늄을 사용해 지구의 나이를 계산한 최초의 과학자는 20세기 초반의 지질학자 아서 홈스입니다. 당시 그는 21살이었고 <지구의 나이>라는 책에서 적어도 지구의 나이는 16억 년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구의 나이를 알아내려고 오래된 암석을 수집하고 납과 우라늄의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6000년이었던 지구의 나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지구의 나이가 45억 6000만 년으로 최종 계산된 시기는 1956년으로 20대의 젊은이가 66세의 노인이 되었을 때입니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고 이는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고 있다는 적색이동을 관측한 후 허블 상수로 계산된 것이며, 우주는 팽창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다는 정적우주론을 주장했던 아인슈타인은 이 허블의 발견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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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지지를 받았던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동설로 2000년 동안 태양이 지구를 돌았지만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케플러를 거쳐 뉴턴에 의해 지구가 돈다는 것이 과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는 노사모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입니다. 하지만,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종교적 믿음을 가진 자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되려다 그만둔 과정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진화론이 교과서에 있는 건 화석증거와 분자생물학이라는 과학의 결과물이기 때문이고 창조론이 교과서에 없는 것은 과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면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고성의 공룡 발자국 화석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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