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수업 혁신 중심된 이유…학부모·교육감 토크콘서트 학문 특징·교육 문제점 진단 '과정중심 평가' 필요성 공감

'300㎖, 500㎖ 비커가 있다. 두 개 비커를 이용해 400㎖ 물을 정확히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초등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정답률은 28%, 26%, 27%로 비슷하다.

하지만, 수학시간 풀이를 시도한 비율을 보면 초등 89%, 중등 55%, 고등 33%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진다.

이동환 교수(부산교육대 수학교육과)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학년이 낮을수록 모든 일에 관심이 많고 질문이 많다. 그런데 왜 고등학생들은 수학시간에 무기력하게 풀이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걸까? 문제집에 나온 방식대로만 풀고 답안지와 같지 않으면 틀렸다고 혼이 났기 때문이다. 아예 틀릴 위험 자체를 피해 '나는 수학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음악수업에서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과 같은 역할이 수학에서는 마음껏 생각하는 일임에도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외울 것이 없어서' 좋아하고,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은 '외울 것이 너무 많아서' 싫다고 한다.

김종승 장학사(경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는 "수학은 문제를 만들어 풀어내는 학문이 아니다. 수와 양, 공간의 성질을 주제로 연구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기 위한 학문임에도 수학이 뭔지 모르는 어른들에 떠밀려 수학을 싫어하고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답이 명확하다는 것인데, 그 답을 찾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교육은 이상적이지만 교육과정-수업-평가 세 가지 요소가 한꺼번에 바뀌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꼬리를 흔들어 몸통을 흔들겠다"고 밝힌 박종훈 도교육감은 거꾸로 평가 방식부터 바꿨다. 도교육청은 2015년 '과정 중심 수시평가 체제'를 도입했다. 일제식 선택형 지필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성취도를 평가해 학습 수행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학습 수행 과정 속에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수업 혁신 중심에 수학을 둔 이유라고 밝혔다. 이와 연동해 도교육청이 우리나라 최초 수학문화관으로 창원에 건립하고 있는 경남수학문화관은 12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수학체험센터는 김해 10월, 진주는 2018년 3월에, 지방자치단체형 밀양체험마루는 9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20일 KBS 창원홀에서 창원 내 학부모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학부모·교육감이 함께하는 경남 수학 토크 콘서트'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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