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명 중에서 선정된 전국 478명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에 호소합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소중한 책무를 담당하게 되신 분입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할 것인가 건설을 계속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탈원전 정책이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을지를 판단할 시금석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되었고 지난 6월에 탈원전을 선언하였지만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찮습니다. 이제 10월 20일이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현명한 결정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원전을 추진하는 측의 주장들을 들으시겠지만 우리나라 원전은 그분들 주장대로 안전할 수 있습니다. 공학자들은 기계적으로나 설계상으로 안전하게 원전을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공학자들이 시공과정에서나 운영 중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점검할 수는 없습니다. 운영하는 사람의 비리나 실수를 모두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예상 못 하는 천재지변을 모두 막을 수는 없습니다. 원전 강국인 미국, 구 소련, 일본이 사고를 당한 이유입니다.

시민 참여단 여러분, 대안이 없다면 다소 위험해도 원자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안이 있습니다. 절약과 재생에너지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기를 절약할 여유가 많습니다. 또 많은 선진국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쪽으로 이미 가고 있습니다. 환경적인 이유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주 영국에서는 해상 풍력발전 단가가 1에 87원으로 낙찰되었는데 이것은 영국에서 건설 중인 힝클리 포인트C의 138원에 비하면 획기적입니다. 두바이에서는 태양광 발전 단가가 1에 24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 원전 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이베이, IBM, HP, MS, 오라클, 야후, 월마트, 나이키, BMW, G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100%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경우 미국 내 사업장은 이미 100% 재생에너지 전력사용 목표를 달성했고 국외 사업장도 100%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원자력을 진흥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에서도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최대 전력원이 된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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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원자력 전문가들도 10년 전부터 원자력은 재생에너지로 가는 브리지 에너지라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습니다. 시민참여단 여러분, 경제성, 안전성을 떠나 10만 년을 관리해야 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밀양 할머니의 피눈물을 대가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IT 세계 최강국입니다. 자본력 풍부합니다. 절약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습니다. 모든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는 최고의 에너지이고 국산에너지입니다. 에너지 안보에 딱 맞습니다.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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