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직원들에게 복지용으로 나눠주겠다며 사들인 상품권을 대량으로 빼돌려 쓴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하 전 대표를 비롯한 KAI 핵심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 등으로 지급하겠다면서 대량 구입한 상품권 가운데 수억 원 어치를 빼돌려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하 전 대표와 상의해 직원 복지용 상품권 일부를 회사 장부 기록과 달리 쓴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하 전 대표와 이 본부장 등 KAI 고위 임원들이 상품권을 일부 개인적으로 쓰는 한편 정치권과 군 관계자 등에게 로비용으로도 사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이날 피의자로 부른 하 전 대표를 추궁 중이다.

2015년 진행된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KAI는 2013∼2014년 임직원 선물 용도로 52억 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7억 원어치의 용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정치권 등 로비에 쓰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채용 비리 혐의로 이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상품권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함께 적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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