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내서 도의원 경쟁…과거 맞고소 이력 '앙숙'
송 "적폐세력 청산해야"-김 "재선 도전 치열하게"

내년 지방선거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도의원 선거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김성준 도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송순호 창원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다.

김 의원은 재선 도전 결심을 굳혔다. 아직 정당 공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 의원이 초선인 데다, 애초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송 의원은 민주당이 내서읍 도의원 선거를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한 케이스라 내년 두 사람 간 맞대결 가능성이 큰 편이다. 흡사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형국'이다.

◇'몸의 대화' 나눈 악연 =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나란히 초대 통합창원시의원에 선출돼 의정 활동을 함께했다. 4년 뒤 선거에서는 김 의원이 도의원에, 송 의원은 시의원 3선에 나서 경쟁이 되지 않았다. 이들은 그럼에도 쌍방 폭행으로 검찰 맞고소를 하며 격하게 대립했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 송 의원이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 경력에 자녀를 결부시키는 데 불만을 품었고, 송 의원은 '이석기 사태'로 통합진보당 후보를 싸잡아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김 의원 선거 운동 방식에 분노했다. 검찰은 이들의 맞고소 건을 무혐의 처리했지만 아직 감정의 골이 남아 있다.

송 의원은 "감정이 물로 씻은 듯 다 사라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도 "아직 썩 편치는 않다"고 밝혔다.

송순호 민주당 창원시의원 모습. /경남도민일보DB

◇전운 속 이미 시작된 선거전 = 기초의원과 달리 광역의원은 소선거구제로 후보 중 최다 득표자 1명만 뽑는다. 따라서 두 의원 모두 공천을 받으면 내년 선거에서 제대로 정면승부를 벌이게 된다. 선거는 9개월가량 남았지만 선거전은 사실상 시작됐다.

송 의원은 지난달 말 민주당 입당의 변을 밝히면서 김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국정농단에 분노한 1000만 촛불의 힘으로 국민주권 시대를 열었다"면서 "그러나 경남은 특정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해 왔다. 도민 의중은 안중에 없고 홍준표 전 도지사 홍위병들로 거수기 역할을 한 도의원들은 촛불혁명시대에 청산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김 의원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책 관련 신경전도 벌이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야구장 입지 선정 논란이 한창일 때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마산야구장 이전 철회'를 이끌어냈다. 송 의원은 페이스북 등에서 이를 시의원으로서 느끼는 큰 보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제347회 임시회에서 경남도에 새 마산야구장 건설에 필요한 도비 200억 원 지원을 요청하는 5분 발언으로 맞불(?)을 놓았다.

야구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마산, 그중에서도 야구를 좋아하는 청·장년층이 많은 내서읍 특성상 이들에게 야구장은 꽤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성준 한국당 경남도의원. /경남도민일보DB

◇주민회냐 토박이냐 =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지지 기반도 관심거리다. 송 의원은 타지에서 이주해 온 신도시 주민들이 만든 지역공동체인 푸른내서주민회가 가장 큰 지지기반이다. 풀뿌리 주민자치 활동은 진보정당이 지역에 뿌리내려 생활 정치를 통해 세를 확장해가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그만큼 젊은 층 참여가 많고 구성원들도 진보개혁적 성향을 띤다.

반면 내서 토박이인 김 의원은 신도시 조성 이전에 자리 잡은 자연마을 쪽이 주요 지지기반이다. 여러 스포츠에 능한 김 의원은 비단 자연마을뿐만 아니라 내서지역 조기축구회, 배드민턴 동호회 등과도 폭넓은 교류를 해 지지세가 만만찮다.

◇"물러서지 않겠다" = 이렇듯 치열할 수밖에 없는 내년 선거를 향한 두 정치인의 각오도 남다르다.

송 의원은 "마산에서 민주당이 도의원 선거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 내서인 만큼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한국당 조직 대 조직 간 도의원 배출을 위한 화력이 집중되는 곳이 내서가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 의원도 "정말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공천을 받는 게 제1 목표가 되겠지만 선거에 나서게 된다면 정말 정면승부를 펼쳐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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