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맛, 언제든 오시라
재료·가공·유통 일원화
2시간 넘게 푹 우려낸 진국
보들·야들야들 국내산 고기
밑반찬 조화 '푸짐한 한 끼'

"본보기집이에요."

엄은옥(43) 주인장이 창원 마산합포구 어시장 인근에 차린 '라온 가정식 감자탕'에 대해 말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음식점의 본보기집을 따로 만든 감자탕집.

"처음부터 가맹사업을 염두에 뒀습니다."

지난 4월 마산합포구 댓거리 근처 밀양돼지국밥집 한편에 라온 가정식 감자탕이 입점했다.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매장형태)' 가게로 진출한 1호점이다. 이곳 말고도 도내 1곳, 부산 2곳에 숍인숍 가게로 문을 열었다.

"라온에 대해 말로 설명하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또 가맹을 희망하는 점주들이 직접 감자탕집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에 없던 본보기집을 열게 된 거예요."

라온은 재료부터 가공, 유통까지 일원화되어 있다.

라온 가정식 감자탕에서 맛본 우거지 감자탕.

감자탕집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남편은 가맹사업을 하고 싶다는 먼 미래의 구상을 실현했다. 엄 씨가 매장을 맡고 물류업을 하는 남편은 좋은 재료를 저렴하게 공급하기로 했다.

라온이 100% 국내산 생고기와 해남 우거지와 시래기만을 고집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은 차별화를 고민했다. 엄 씨는 수많은 감자탕집에서 맛을 보고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맛을 유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려면 정확한 조리법대로 육수를 만들어놓아야 했다. 엄 씨는 2월 식품회사 연구원과 육수 만들기에 돌입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맛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100% 국내산 고기.

"'가정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집에서 오랜 시간 끓여낸 감자탕을 강조한 겁니다. 2시간 넘게 푹 우려낸 돼지 사골 육수에 표고버섯, 된장, 새우젓, 당귀 등 11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내요. 여기에다 또 11가지 재료를 넣고 다시 끓입니다. 90% 이상 천연재료로 만든 진국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육수와 고기, 시래기, 밑반찬은 고성에 있는 공장 '라온푸드'에서 제조한다. 본보기집과 숍인숍 매장 모두 이를 손님 상에 내놓는다. 전 매장이 같은 맛을 내는 비결이다. 큼직한 채소가 듬뿍 올려진 감자탕이 끓기 시작했다. 고기와 시래기, 통감자, 만두가 이미 익혀 나오기 때문에 한 번 크게 끓어오르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매콤하고 칼칼하다. 청양고추가 내는 톡 쏘는 매운맛이 아니라 육수에 은은하게 배어 있다.

"고추씨를 넣었어요. 시원한 맛을 내고 싶었거든요. 육수에 뜬 기름은 고기기름이 아니라 고추씨 기름이에요."

우거지 감자탕 한상 차림.

고기는 보들하고 야들야들했다. 시래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줄기가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남도가 자랑할 만했다.

라온 가정식 감자탕은 묵은지도 해남에서 들여온다. 해남표 배추를 가져다 양념을 최소화한 묵은지용 김치로 담근다. 김치공장에서 3개월 이상 저온 숙성되면 매장에서 쓴다.

감자탕은 푸짐하다. 통감자와 만두가 냄비에 한가득, 납작 당면도 시래기 밑에 숨어있다. 손님이 찾아 올리게 된 들깻가루는 국물에 빠르게 스며들어 강하지 않다. 통들깨를 직접 갈아 향이 살아있다.

상큼함과 고소함이 돋보이는 리조또.

아무리 배가 불러도 볶음밥은 먹어야 하는 법. 라온 가정식 감자탕은 '리조또'를 내놓았다. 감자탕 육수에 버터를 넣고 졸이다 밥과 모차렐라 치즈를 얹고 휙휙 저어주면 완성. 참기름과 김 가루의 느끼함 대신 토마토의 상큼함과 치즈의 고소함이 돋보인다.

"돼지고기와 토마토 궁합이 좋습니다. 그래서 방울토마토와 부추를 활용한 토마토김치도 개발했지요. 내년에는 토마토를 넣은 감자탕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개발이 완료됐습니다."

감자탕집 맞은편에 감자탕집을 낸 부부. 이들의 자신감은 차별화와 체계화에서 나온다.

"우리는 주방장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본사가 제조·생산·물류배송을 다 책임지지요. 독창적으로 개발한 육수와 밑반찬 모두 자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까지 내세울 수 있습니다. '즐거운'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라온'처럼 즐겁게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되고 싶어요."

<메뉴 및 위치>

◇메뉴 △뼈해장국 5000원 △묵은지 뼈해장국 6000원 △우거지 감자탕 2만 2000원(소) △묵은지 감자탕 2만 5000원(소)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안대로 290(신포동 1가 66-1)

◇전화: 055-247-7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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