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지역 연극인들이 화재로 폐관 위기에 처한 마산연극관을 복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위치한 마산연극관은 지난 9일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로 마산연극사 100년을 잃어버렸다. 마산연극관은 지난 2012년에 개관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연극 관련 희귀자료가 수집·전시된 살아있는 연극박물관이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공연 포스터와 팸플릿, 신문 기사를 포함한 각종 인쇄물과 사진 등 역사를 증빙할 자료 6000~7000여 점이 불에 타 소실됐다. 1921년 마산 연극 최초 창동 소극장 '수좌'에서 공연된 <소인문예극>에 관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

마산연극관은 얼마 전까지 경제적인 이유로 폐관을 검토 중이었다. 마산연극관을 설립한 극단 마산의 이상용 대표가 폐관을 염두에 둔 이유는 먼저 경제적인 이유이다. 화재가 난 부분을 철거하고 다시 실내장식하고 남아있는 자료를 수집·복원하는데 못해도 5000만~7000만 원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의 지원 없이 사비를 들여 만든 공간이기 때문에 또 그런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이다. 특히 마산연극관은 연극인 이상용 대표가 일제강점기부터 지역에서 공연된 각종 자료원본을 보관하고, 관리해 왔다. 그러나 다행히 마산 연극사 자료가 집적된 마산연극관을 후배 연극인들이 부활시키기로 나서자 그 뜻을 존중하여 복원에 나선 것이다.

뜻을 같이한 사람들은 역대 마산연극협회장과 마산에서 활동 중인 극단 객석과 무대, 극단 상상창꼬, 극단 마산 회원 10여 명이다. 이들이 지난 15일 긴급 모임을 열고 마산연극관을 복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은 반갑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마산연극인들도 연극관 재개관에 힘을 보태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각각 조금씩 지원금을 내고 호소문을 통해 주변의 지인들에게 모금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화재로 연극 자료를 관리할 수 있는 공식 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별적으로 보관·관리하고 있는 연극사의 귀중한 자료들을 모아 재해에 안전한 공적 시설에 전시하는 것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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