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서 만난 장무궁(34)·전효민(32) 부부 이야기다.

이들은 거창읍에서 천연재료 아이스크림가게 '뿌에블로 젤라또'를 열고 알콩달콩 산다. 7개월 된 예쁜 아기도 있다. 이들 이야기는 경남 맛집(12일 자 보도), 행복한 부부(<피플파워> 1월호) 편에 소개됐다. 무궁 씨와 효민 씨는 신혼여행을 하며 앞으로 삶을 구체화했다. 애초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 계획이 없었다. 다만, 여행 중 서로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 여행지에서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을 공부할 정도였다. 또 정직하게 만들고 싶었다. 이들은 거창에서 난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이웃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에 충실하자는 주의라서 거창한 미래 계획은 없어요.(웃음) 지금 여기에서 할 일을 하는 거죠." 효민 씨가 말했다.

결혼 전 줄곧 커피를 만들던 무궁 씨는 뿌에블로 젤라또에서 원두만 볶는다. "이렇게 카페가 많은데 우리까지 커피를 팔면….(진지한 얼굴)" 무궁 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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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매일 서로에게 질문한다. 재미있느냐고. 재미가 없다면 의미 없는 오늘이란다. 거창할 필요 없다. 그저 솔직하게 오늘을 살아낸다. 이들과의 만남 이후, 이들이 내 일상에 불쑥 찾아온다. 세수할 때, 버스를 기다릴 때 부부는 말을 건넨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있는 모습 그대로 정직하냐고 묻는다.

MB와 블랙리스트, 공범자들…. 쏟아지는 전시와 문화 공간들…. 숙제처럼 해치워야 할 것이 아닌 일들. 활자로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오늘, 노트북을 열고 질문해본다. 심호흡 한 번, 진심을 담아 정직하게 써내려가자고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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