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캠퍼스·의대 갈등…경상대 '무대응'방침

창원대가 이례적으로 '경상대 창원 진출 중지 촉구'라는 입장을 밝히자,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대는 18일 지역 일간지에 창원대 교수회·총학생회·총동창회·공무원직장협의회·전국국공립대학노조 창원대지부 5개 단체 이름으로 '경상대의 창원 진출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창원대는 진주 경상대의 창원 진출을 강하게 비판하며, 창원대는 '지역 국립대학교의 설립근거를 흔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창원대는 "지역 국립대학의 가장 큰 설립 목적과 기능은 그 지역에 양질의 고등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서부 경남지역 국립종합대학인 경상대는 창원 진출을 꾀하기 이전에 자신이 속한 서부 경남의 발전을 먼저 견인해 지역균형발전을 구현하려는 국가적 과제와 국립대학의 우선적 책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창원시에 대학병원을 설립하고, 창원산학융합지구에 일부 학과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지역 국립대의 역외 진출은 대학은 물론 지역 간의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함에도 경상대는 그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창원대가 강경하게 나온 배경으로는 입장문에도 포함된 '경상대 제4캠퍼스'인 창원 산학캠퍼스 인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한 창원대 관계자는 "창원대가 창원공단에 맞춰서 기계와 관련한 메카트로닉스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그런데 경상대가 올해 창원산학융합지구에 일부 학과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창원대 총동창회 간부 등이 최근 인가 보도를 보고 대학에 크게 항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창원산학융합지구에서 경상대가 추진하는 기계융합공학과, 기계항공공학부 등의 과정이 창원대가 주력하는 메카트로닉스대학 기계공학부 등의 과정과 겹친다는 것이다.

경상대가 의대 설립을 막을 것을 우려한 '선제 방어'라는 목소리도 있다. 창원대 관계자는 "25년 전 경상대가 창원대 의대 설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창원대는 92년, 96년에 이어 2015년, 최근에 다시 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도 경상대가 우리가 있는데 창원대 의대가 왜 필요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경상대는 창원대가 광고로 밝힌 의견에 공식 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상경 총장은 이날 간부회의를 열고 '이 사안에 대한 창구는 이상경 총장과 대학기획처로 단일화하고, 공식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한 교수는 "경상대병원은 창원시에서 원해 공모를 통해 설립하게 된 것이며 창원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은 경상대뿐 아니라 경남대와 마산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고 창원대가 참여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외 진출이라는 주장에 대해 "경상대의 권역이 경남 전체이다. 창원에 캠퍼스를 둔다고 해서 '역외 진출'이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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