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에서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마필관리사, 집배노동자가 잇따라 목숨을 끊거나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한꺼번에 여러 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조선소에서 반복되는 대형 사고가 눈에 띈다.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 사고로 일을 하러 나왔던 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불과 3개월 후에 또다시 창원 STX조선해양에서 4명이 잔유보관(RO) 탱크에서 특수 도장작업을 하다 폭발 사고로 희생됐다.

경남지역 조선소 2곳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 노동자였다는 것이다. 쉬는 날, 다단계 하청노동자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최근 STX조선 사고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어떻게 이렇게 작업을 진행하게 했는지 의아하다. 원청은 폭발을 방지하는 방폭 기능이 없는 방폭등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게 했다.

국과수는 이번 사고 원인으로 방폭등을 지목했다. 여기에다 배기관·흡기관 등 환기시설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해경은 원청인 STX조선이 자체 작업 표준서(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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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공간에서 작업 전 가스 측정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공간에서 하청 노동자는 목숨을 걸고 작업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던 것이다.

책임과 위험을 한꺼번에 떠넘기는 다단계 하청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또 다른 노동자가 다시 사지로 밀어 넣어질지 모른다. '위험의 외주화'가 없어지지 않는 한 산업재해가 재발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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