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파인이스트CC 내 농지 소유주들 대책위 꾸려
대체농로 개설·보상 요구 … 업체 "사태 파악 후 대응"

양산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 내 19만 8347㎡(6만여 평) 농지를 소유한 실향 농민들이 30여 년 만에 골프장 측에 대체 농로 개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 7월 말께 골프장 측이 한 실향 농민의 밭 진입 농로를 돌덩이로 막아 물의를 빚은 데 맞서 골프장 조성으로 고향을 떠났던 실향 농민들이 항구적인 농로 확보를 위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양산시 하북면 답곡리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 내 농지 소유자와 농민 20여 명은 16일 오전 11시 양산시 하북면 답곡리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 입구에서 대체 농로 개설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

이날 실향농민들은 △골프장 진출입 도로 구간(1㎞)에 농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폭 8m의 대체 농로 개설 △농민들의 안전사고와 농작물에 대한 안전대책 △골프장 소유인 골프장 진출입 1㎞를 공도로 지정 △골프장 조성으로 고립돼 발생한 지가 하락 등 재산권 침해 피해보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양산시 하북면 답곡리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 내 농지 소유자와 농민 20여 명은 16일 통도파인이스트컨트리클럽 입구에서 농로 개설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 /김중걸 기자

김진홍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마을 진출입도로가 막힐 위기에 직면했을 때 60여 가구 주민들이 진입도로를 확보하려고 소를 몰고 고속도로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등 어렵게 마을 진입로를 지켰던 아픔이 있다"며 "이후 1984년 골프장이 개장하면서 당시 논실마을 주민들은 농지만 남겨 두고 인접한 신평·초산마을 등으로 뿔뿔이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농민들이 경남도에 19만 8000여㎡의 농지경작을 위해 고속도로를 횡단할 대체 농로 확보를 요구했다"며 "현재 고속도로 횡단통행박스를 통해 골프장 고객과 농민들이 출입하고 있으나 골프장 측이 농로 출입을 막는 사례가 있어 경작권 보장을 위한 항구적인 농로와 재산권 확보를 위해 대체 농로 개설을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실향농민은 집회 후 낮 12시 20분께 골프장 사무실을 방문해 골프장 측에 실향농민들의 뜻을 전달했다. 골프장 측은 앞으로 농민들의 요구와 서명이 담긴 내용증명이 오는 대로 사태파악과 조치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골프장 측은 지난 7월 28일께 돌덩이로 농로를 막았다가 지난달 초 한 실향농민으로부터 경찰에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를 당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농지 소유자 박모(53·양산시 물금읍) 씨가 3개월 전 농지에 사용할 전신주 가설을 위해 골프장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민원을 사고 있다. 2006년에는 추석 연휴 때 사주 일행 운동에 방해가 된다며 성묘객 차량 통행을 막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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