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이 정적 제거를 사주했다고 주장하는 장명식 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되었다. 이 사건은 거제시의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물들의 관련 여부와 함께 지방정치의 한심한 작태가 민낯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파장과 차후 경찰수사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야말로 조폭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의 못된 방법과 수단들이 총동원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제 검찰수사에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그 전모를 모르는 상황에서 예단할 수 없긴 하지만 드러난 것만으로도 일반인들의 상식을 넘는다. 장 씨가 1인 시위를 하면서 주장한 것은 민주당 핵심 세력을 제거해 달라고 자신에게 사주한 권민호 거제시장은 사과하고 물러나라는 것이었다. 소위 자폭을 한 것인데 실제로 권 시장이 사주했는지와 제거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이 향응과 금품을 받았는가에 따라 이 사건의 폭발력은 거제 정치뿐 아니라 집권당이 된 민주당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사주를 받았다고 지목된 이들이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장 씨를 고발함에 따라 경찰과 검찰이 그 전모를 밝혀내겠지만 장 씨의 주장뿐만 아니라 장 씨 뒤에 실재하는 또 다른 세력의 개입 여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장 씨와 권 시장이 모종의 약속을 했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자폭을 했다면 오히려 사건은 단순한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유력 인사들이 공작에 의해 제거되고 새 판이 짜이거나 정치적 상대편이 덕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치졸한 사건이지만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단순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권 시장도 당연히 수사해야 하며 또 다른 정치판 매수, 매장 사건은 없는지 발본색원해야 한다. 일파가 만파가 되는 것이다. 정치는 유권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이것이 권모술수와 야합, 회유 등으로 오염되어서는 정치가 설 길이 없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지방선거와 조합장 선거 등을 치를 때마다 세간에 떠돌던 설들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설들이 난무하는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따라서 검찰은 이번 수사를 보다 강도 높게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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