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포기 수순…시, 4월부터 개발방안 연구
구산관광지 등 연계 '고심', 매각 이후 행정 지원 주목

창원시가 수정일반산업단지(마산합포구 구산면) 터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걸 사실상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10여 년 전 '마산 발전을 위해 공장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행정 관청의 선전물이 내걸렸던 수정산단 터는 결국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언제 가시화될지 모를 '관광지구 개발'이라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

창원시정연구원은 수정일반산업단지 터를 관광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찾고자 지난 4월 연구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그 결과물을 도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가 수정산단 터를 관광 지구로 개발하려는 건 높은 땅값에 따른 일종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STX중공업 소유인 일반산단 지구 내 약 20만㎡ 터는 3.3㎡당 300만∼400만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거의 모든 산업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창원국가산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한들 들어올 기업이 없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만 매립지. /경남도민일보 DB

공유수면 매립지인 이 터는 애초 주택 용지와 공장 용지 등으로 검토되어왔던 터라, 지가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게 창원시 설명이다.

실제 제2자유무역지역 조성 추진이 무산된 이후 창원시는 이곳에 전기·전자 업종 기업을 유치해 '친환경 공단'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통상적으로 산단 터 조성 전에 진행되는 유치 희망 기업 조사 결과, 면적 대비 30% 정도의 기업만이 입주 희망 의사를 전달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이들 기업이 원하는 땅값은 '100만∼150만 원'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산단 개발 예정 터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면적 대비 100%나 200%가 돼도 분양률이 높지 않은데 이런 조사 결과로는 도저히 산단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높은 땅값으로 산업단지로서 효용가치가 나올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제2 자유무역지역 조성을 추진하려고 지난 2014년 일반산업단지 구역으로 지정된 이 터는 3년이 지난 오는 22일께가 되면 일반산단지구에서 해제된다. 창원시에서 토지 용도 변경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고, 때를 같이해 창원시정연구원은 관광지구 개발 계획을 수개월째 연구해왔던 셈이다.

창원시정연구원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의 계획이고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으나, 창원시는 수정산단 터를 구산해양관광지 및 로봇랜드와 연계하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특히 창원시는 STX중공업 매각 절차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새로운 땅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시 정책 방향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만약 새로운 땅 소유자가 시가 바라는 개발 계획을 세운다면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높은 땅값 때문에 창원시는 국비 지원이 가능한 '제2자유무역지역 조성'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후 시는 이곳에서 어떻게든 산업단지 불씨를 살려보려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이제 후속 대책은 관광지구 개발 계획안인 셈인데, 그 가능성에 대한 논란 역시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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