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철 '도지사·기초 8곳 당선'지방선거 목표 구체화
김해·거제·양산 외 불투명…한국당 "여당 목표일 뿐"

민홍철(국회의원·김해 갑)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는 물론 기초단체장 8곳, 광역의원 30% 이상 석권 목표를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 위원장은 11일 <경남매일>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지를 전하면서 "창원·김해·진주·거제·양산·거창·밀양·함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가 예상된다"고 구체적 지역까지 언급했다.

만일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세력'은 경남에서 역대 최고의 지방선거 성적을 거두게 된다. 2010년 김두관(민주당 국회의원) 전 경남도지사 당선을 떠올리겠지만 당시 그는 무소속이었고, 18개 기초단체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구는 김해 1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실제 가능성이다. 일단 민주당 소속이 현직인 김해(허성곤)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압승한 거제·양산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민 위원장이 인터뷰에서 "정권 교체, 정치지형의 변화, 혁신을 원하는 경남도민 열망이 대선을 통해 나타났고 도내 각 지역에서 지지 기반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자신 있어 한 배경이기도 하다.

나머지 지역은 그러나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모두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가 뚜렷했을 뿐만 아니라 대선 때도 홍 후보가 문 후보를 꺾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창원만이 35.7%(문) 대 36.3%(홍)로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을 뿐 밀양·함안·거창은 10%p 이상 벌어졌고, 진주 또한 33.3%(문) 대 42.3%(홍)로 거의 두 자릿수 격차였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목표치인 만큼 희망과 포부가 섞여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면서도 몇몇 지역은 결코 허풍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함안과 거창은 최근 외부 인사 입당으로 당세가 크게 확장된 곳이고, 창원·진주·밀양은 후보군이 나름 탄탄한 데다 보수 우위가 예전 같지 않아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요즘 민주당에는 입당 또는 영입 붐이 일고 있다.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에 몸담았던 양동인 거창군수와 김용철 전 함안지방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 김해시장 재선거에서 허성곤 현 시장이 그러했듯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민주당 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홍철 위원장도 김용철 전 사장을 도당 부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함안에서 당 최초로 '당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부쩍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김 전 사장은 지난 7월 민주당 입당식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 간판으로 함안군수에 도전하려 한다. 제 모든 경험과 자산을 고향을 위해 바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창원과 진주·밀양은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서소연 민주당 진주 을 지역위원장, 조성환 전 밀양·창녕경찰서장이 각각 민주당 후보군으로 꼽힌다.

물론 만만한 선거구는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거창은 지난 대선에서 홍 후보와 문 후보 격차가 20%p 이상 난 지역이고 창원·진주·밀양은 한국당 소속 현직 시장(안상수·이창희·박일호)이 버티는 곳이다. 안 시장과 박 시장은 재선, 이 시장은 3선 도전이다.

설사 현직이 공천을 못 받더라도 강기윤(창원) 전 국회의원, 조규일(진주) 경남도 서부부지사 등 쟁쟁한 한국당 주자가 적지 않다. 함안도 이학석 전 통영부시장 등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고 표밭을 일구는 중이다.

여영국(창원) 경남도의원 등이 나설 예정인 정의당과 얼마 전 창당했지만 '한때 경남 제2당'인 옛 통합진보당 세력이 상당수 결합한 새민중정당과 단일화 문제 역시 민주당에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함안은 차정섭 군수를 비롯해 여러 한국당 인사가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분위기가 안 좋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밀양 등은 워낙 당 기반이 탄탄하고 후보 경쟁력도 뛰어나 우리가 앞선다고 본다. 말 그대로 민주당 목표가 그렇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