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오는 15일 자신의 두번째 회고록을 발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회고록은 상·하 두권(900여쪽)으로 구성되며, 지난해 1월 출간된 1차 회고록이 재임 전의 민주화 투쟁에 중심을 둔 반면 이번 회고록은 대통령 재임중의 일들이 주로 실렸다는 것이 상도동측의 설명이다.

회고록에는 금융실명제 전격 실시 및 하나회 청산 등 `치적'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 등 핵심 정치인들에 대한 언급에도 많은 부분이 할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상도동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12일 “회고록 발간과 관련해 출판기념회 등 별도 행사는 없다”며 “재임 5년간의 여러 국내 정치비화와 미국 클린턴에서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에 이르기까지 각국과의 정상회담과 관련된 비사도 두루 담겨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간이 밝혔던 △김 대통령 비자금 내역 및 수사중단 과정 △이 총재 발탁 및 총리 교체를 둘러싼 갈등 △이인제씨의 97년 대선출마 과정 등과 관련된 뒷얘기도 상세히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YS는 이 회고록에서 “92년 대선에서 패하자 당시 김대중 후보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돌아와서 정치를 재개하고 임기내내 나를 욕하고 흔들었다”고 비난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또 김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 YS는 “실명전환하지 않은 뭉칫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발견했다”며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들을 잡아 넣을 때 겁이 많은 김 대통령도 겁을 먹었을 것이며, 사실 법대로 했으면 그도 잡아넣을 수 있었다”고 기술돼 있다는 것.

이회창 총재에 대해 그는 “내가 감사원장에 발탁해서 총리와 당 대표는 물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재까지 시키고 총재를 중심으로 단합하라고 했다”며 “당시 `감읍'했던 이 총재가 나보고 당을 나가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총재가 94년 총리를 그만둘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YS는 자진사퇴가 아니라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이 총리나 장관에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따라 “`사표를 안내도 해임하겠다'고 면전에서 통보하고 파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최고위원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한다는 보고가 들어와 만류했으며, 그도 내게 전화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뒤 이틀 후 전격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고 기술했다.

이밖에도 김 전 대통령은 “대선 직전 이 총재가 DJ 비자금 수사를 요청했을 때 이것을 까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엄청난 저항이 일어나 대선 자체가 불가능해 국가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 나라를 위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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