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회 승인 없이 사업 진행"…시장 "의회와 소통 노력할 것"

밀양시의원들이 "시는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를 즉시 개선하라"고 잇달아 촉구했다.

제195회 밀양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12일 오전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황인구(자유한국당·다 선거구) 의장을 비롯해 허홍(자유한국당·라 선거구), 최남기(바른정당·나 선거구), 이주옥(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5분 발언과 2017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보고 후 토론에서 집행부 행태를 비판했다.

의원들이 한결같이 지적한 사항은 밀양강오딧세이 상설공연 예산을 편성하면서 의회 승인을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추경에 편성된 '밀양강오딧세이 상설공연' 전체 사업비 4억 5000만 원 중 이번 추경에 3억 7000만 원만 편성되고, 8000만 원은 당초예산에서 '밀양아리랑 토요상설 공연' 사업으로 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 예산을 시가 변칙적으로 밀양강오딧세이 상설공연에 지출했다.

12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5회 밀양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허홍(자유한국당) 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허홍 의원은 5분 발언에서 "7대 의회 개원 후 유난히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행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지역행사 참석 때문에 본회의장 자리를 떠나거나 △대규모 투자사업을 중기 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예산을 편성하며 △의회의 예산 승인도 되지 않은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자치제도의 예산 편성, 승인 등 법규적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4억 50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밀양강오딧세이 상설 공연을 꼭 해야만 하는가"라고 따졌다.

최남기 의원은 '2017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보고' 후 토론 시간에 "밀양강오딧세이 상설공연 예산 편성과 관련해 지적사항이 있었지만 심사숙고 끝에 원안 가결했다"면서 "예산 8000만 원을 미리 지출한 부분에 대해 시장이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 점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이 있다. 시와 의회가 상생해서 시가 발전하도록 한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옥 의원은 "시장과 공무원들이 이번 절차가 잘못됐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결위에서 이미 결정 난 사항이다. 이런 폐단이 왜 일어났나. 의회 상임위 내용과 본회의 장면을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보고 평가할 수 있도록 공개 방송을 하는 방안을 집행부가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황인구 의장도 본회의 끝인사에서 "의회는 시민이 선출한 시민대표기구다. 집행부가 의회와 업무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원들 모두 당혹감과 실망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요 시정을 수립할 때 의원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길 바란다. 의장으로서 (예산 승인 내용을 무시한 점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일호 시장은 허 의원의 5분 발언 직후 발언 시간을 요청해 해명했다.

박 시장은 "의회를 무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의회를 경시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밀양 발전을 위해 많은 사업을 진행하려다 보니 순서가 뒤바뀌는 사례가 있다. 의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절차를 지키고자 노력하겠다. 의회가 더 좋은 생각 있으면 말해달라. 지혜를 빌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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