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도정 운영에서 집행부와 도의회는 견제를 통한 긴장도 필요하지만 불필요하며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상호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원활한 도정 운영을 꾀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 의해 임명된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도의회 임시회의 본회의에 출석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도의회에서 취임 이후 강조해온 소통과 통합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집권여당이 임명한 권한대행과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도의회가 원만한 관계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벌써 본회의 개막을 벼르는 한국당 의원들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경남도는 현재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조선실업해결책과 청년실업대책, 교육재정협조 등 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국가적으로도 북한의 핵위협과 주변 열강의 충돌 등으로 도민들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도정이 불협화음으로 시끄러우면 도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일단 한경호 권한대행의 행보는 부드러워 보인다. 도의회 연찬회 참석의사를 타진했고 11일에는 도의회 의장단과 간담회에서 도정 운영관련 의견을 나눴다. 의회 우선의 도정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태도가 주목된다. 홍준표 도정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태도로 미리부터 선을 그어놓고 나오면 불필요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경호 대행이 강조해온 소통과 통합이 도의회에 어떤 설득력이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그러나 양측이 모두 바라봐야 할 곳은 도민이다. 과거보다는 현재를 고민해야 한다. 권한대행이 잘못하면 추상같은 질책을 하는 것은 도의회의 기본 임무이며 도민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의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처럼 하면서 과거회귀와 길들이기에 열중하면 위험하다. 힘을 실어주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혜량을 보일 때이다. 한경호 권한대행도 명심할 것이 있다. 도의회를 섬김의 자세로 대하고 지금보다 더 낮게 처신하길 바란다. 도민들이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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