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 회장 "합병" 발언에 노조 투쟁 분위기
'민심' 명분 내세우지만 지역사회 "환원 외면 자업자득"

경남은행은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합병'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지완 회장 내정자가 "합병 뜻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혀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남은행은 자신들 조직의 불안정한 현실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역민들은 이에 대해 "자초한 결과"라며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남은행 노조는 11일 "노동조합·직원들은 김 최종 후보를 아직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노조는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언론을 통해 합병을 언급했다가, 경남은행 노동조합과 전 임직원, 지역사회 반발에 '합병은 없다'고 했다. 이는 곧 언론 플레이를 하며 간을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언론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당당히 나와 전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지완 후보는 노동조합, 전 임직원, 지역사회 민심에 반하는 가치관을 두고 있으면 BNK 조직에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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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은행 본점 전경./경남도민일보DB

앞서 경남은행 노조는 '김지완 후보자 합병 발언' 이후 일주일가량 '피비린내 나는 저지 투쟁'과 같은 표현을 쓰며 분주히 움직였다. 실제 전 임직원 대상 반대 서명, 1인 시위 등에 나섰다. 특히 지역 상공·노동계 연대 투쟁 분위기 조성에도 나섰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그들의 급박한 마음과 달리 차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지역민들은 3년 8개월 전 기억을 아직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역 환원 염원'을 저버리고 BNK금융지주(당시 BS금융지주) 품으로 앞장서 들어간 서운함이다.

경남은행 노조는 지난 2014년 1월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환원 운동을 이끌다, 당시 BS금융지주와 기습적으로 상생협약을 맺었다.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시기·방법에서 지역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함에 휩싸였었다.

경남은행은 이후 손교덕 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그로부터 몇 달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상처와 실망감을 안겨줘 진심으로 용서 구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노조는 이번 '합병 발언 논란' 때 '지역 민심'을 내세우며 또다시 지역사회에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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