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천테마기념관 '윤이상기념관' 변경 조례 통과
이념논란으로 이름 지워져…김정숙 여사 독일 방문으로 분위기 반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인 올해 선생의 이름이 고향 통영에 공식적으로 새겨진다.

11일 통영시의회 임시회에서 '도천테마기념관'을 '윤이상기념관'으로 변경하는 조례가 통과됐기 때문이다.

통영시의회는 이날 '통영시 도천테마기념관 설치 및 관리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그동안 선생의 이름은 이념 논란으로 고향에서 먼저 지워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지어 선생을 기리고자 만든 공원과 국제음악당조차 이름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독일 방문 당시 선생 묘소에 통영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선생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후 통영 시민단체 '황금파도'가 시의회에 '윤이상 이름 되찾기' 건의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황금파도는 시민 300여 명으로 구성된 통영국제음악제 시민서포터즈다. 건의서를 받은 시의회는 관련 조례 심의 후 본회의에 상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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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천테마기념관 자료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

윤이상 선생은 1943년 항일지하활동을 한 투사였다. 해방 후 1952년까지 통영과 부산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유럽으로 간 다음 1967년 확대·과장되고 불법 연행과 고문 등으로 결론난 동백림 사건으로 2년간 복역했다. 이후 독일로 돌아갔다. 1972년 뮌헨에서 오페라 <심청>으로 세계적 작곡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유럽 평론가에 의해 '20세기 중요 작곡가 56인', '유럽에 현존하는 5대 작곡가'로 선정됐다. 도천테마기념관은 선생이 다루던 악기와 항상 지녔던 소형 태극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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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통영국제음악재단

이날 본회의에서 배윤주 기획총무위원장은 "통영이 나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을 기념하고 그의 음악을 조명하고자 운영하는 도천테마파크에 대해 윤이상 선생 이름을 되찾고자 한다"며 "선생의 업적으로 통영이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초석이 된 점, 활동 당시 유럽 5대 작곡가 등으로 꼽히며 수많은 음악적 유산을 남긴 점 등을 고려했다. 선생의 예술적 원천인 고향 통영에서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도천테마기념관 명칭을 윤이상기념관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이유로 기획총무위원회는 조례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원안 가결되면서 20일 공포기간을 거친 뒤 '도천테마기념관'은 '윤이상기념관'으로 공식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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