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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주민들 '법대로' 창원시에 원망만 커져

[재개발 현장을 가다] (2) 재개발과 싸우는 사람들
절차상 하자는 비일비재, 시세 못 미친 보상가 불만
잇단 조합원 탈퇴 현상도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2017년 09월 07일 목요일

마산지역에서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개발 반대 주민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달콤한 말에 속았다'이다.

현재 마산지역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은 모두 17곳이다. 준공 1곳, 착공 2곳을 뺀 나머지 14곳은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마산 재개발 시작부터 불법" = 마산합포구 반월구역에서 재개발 반대를 외치고 있는 이오찬 씨는 창원지역 모든 재개발구역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 후 추진위 구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었다. 올해 6월 기준 '창원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반월·자산구역을 제외한 창원지역 모든 재개발구역에서 정비구역 지정보다 추진위 구성이 앞서 있다. 모두 '불법'이다.

이 씨는 "승인 당시 도정법에 따라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않았는데 가칭 추진위가, 즉 민간인이 임의로 면적과 가구수를 설정해 동의서를 받아 추진위를 구성했다"며 "명백한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반월구역은 추진위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했고, 조합 설립과정에서 인감도장 위조 흔적이 드러나 2015년 4월 법원 판결에 따라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고 이와 함께 사업시행인가도 취소됐다. 현재 반월구역은 다시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씨는 조합 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씨는 "앞서 조합설립 당시 받았던 동의서는 내년 4월까지만 한시법으로 인용할 수 있다"며 "인감 위조사건 당시 허위로 포함된 50여 명은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 한 재개발구역에서 반대 주민을 압박하는 문자 메시지. /김희곤 기자

◇"턱도 없는 보상가 어디로 가라고?" = 재개발 반대 주민 대부분은 '현금청산자'다. 현금청산자는 아파트를 분양받지 않고 집을 팔고 떠나겠다는 사람들이다. 집을 팔기 위해 감정평가를 하는데 절대 시세만큼 나오지 않는다. 감정평가액은 아파트 조성으로 발생될 개발이익은 배제하기 때문에 공시지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

합성2구역 노익 비상대책위원장 집은 2006년 추진위 승인 한 달 전에 준공 신고를 했다. 대지면적 약 185㎡에 건축면적 약 330㎡다. 감정평가에서는 약 4억 3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노 위원장은 "시세로는 약 7억 5000만 원"이라며 턱없이 낮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엿보인다. 보상가는 사업시행인가 후 감정평가와 분양 신청을 하는데, 낮은 보상가와 높은 분양가로 사업성에 의문이 들더라도 사업시행인가를 거치면 도정법상 정비구역 해제를 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노 위원장은 "일단 진행되고 나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수천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데 분양신청을 한 주민이 내용을 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나 몰라라 하는 행정 답답" = 마산회원구 회원5구역에서는 조합원 탈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재개발로 아파트가 생기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수익을 넘어 오히려 부담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도 크게 한몫한다.

심창섭 비대위원장은 6일 현재 회원5구역 분양 철회자가 64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주민 247명 중 남은 조합원은 85명가량으로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회원5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정비구역 해제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비대위는 분양철회자를 늘리고 관리처분총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일 회원5구역 재개발 반대 주민은 창원시청을 방문했다. 주민들은 회원5구역에 분양철회(조합원 탈퇴)가 늘고 있으니 허가권자인 창원시가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법대로"였다. 심 위원장은 "시는 조합원 1명만 남아도 인가를 내달라하면 내주겠다고 하면서 법테두리 안에서만 움직이려 한다"며 "시민이 죽겠다는 소리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성토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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