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기어이 또 일을 저질렀다. 이번에는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이은 수소폭탄 핵실험으로 그동안 도발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특히 미국이 무력대응을 자제하고 대화 분위기를 띄우고 을지연습에서 미국 전력의 한반도 이동을 자제했으며 청와대도 대화 기조를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일어난 도발이어서 앞으로 그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은 휴전선 이남에서도 그 진동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저들 주장대로 수소폭탄급 위력이라면 원자폭탄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만약 남한 지역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가 입을 피해는 상상하기도 끔찍할 정도일 것이다. 우리 국민도 현 정세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까닭은 핵보유로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하고 이를 통해 김씨 세습과 체제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유일 강대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또한, 대중국 카드로도 유용한 쓰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현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대응할 수단이 막막하다는 데 있다. 벌써 엇박자를 내는 한·미 공조에다 북한과의 대화 시도 또한 당사자인 북한의 외면과 미국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배치에 노골적인 몽니를 부리며 차제에 경제적 종속까지 노리고 있다. 절대 우리편이 되어주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사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도 국민 여론상 좋지 않다.

대한민국이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지극히 단연한 논리이나 주변 열강과 북한의 노림수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단결과 자주역량 강화다. 경남은 휴전선에서 멀지만 유사시 미국전력 전개의 교두보이고 국방산업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전지대로 남아 있을 수 없다. 북핵 리스크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만만찮을 것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자면 도민의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있어야 하며 지자체 차원의 유사시 대비 점검과 경제적 대응 등 할 수 있는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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