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의 주인은 자본·권력 아닌 국민
비정상에 '복무거부'는 정상화 위한 상식

이명박·박근혜 시절 우리는 비정상적인 MBC와 KBS를 보면서 살아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방송이 비정상이 되면서 우리는 MBC나 KBS를 보지 않고 살아왔다. MBC와 KBS 노동자들이 4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KBS본부가 주축이다. 요구는 하나다. 방송 정상화다. 정상화는 복잡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하기, 구부러지지 말고 똑바로 하기, 부패비리를 저지르는 자본과 권력을 감시·비판하기, 강제와 억압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율로 하기, 이런 정도면 족하다.

말하자면 우리 사회 구성원 대다수의 상식과 이성에 눈높이를 맞추면 그만이다. 보도매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가운데 기본이다. MBC와 KBS는 사기업이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그런데도 MBC와 KBS는 지난 9년 동안 기본을 무시했다. 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서 그것들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마치 미친개처럼 주인인 국민을 섬기는 대신 능멸하고 물어뜯는 존재였다.

방송은 공기와 비슷하다. 우리 사회 어디에 있든 방송을 듣고 보며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방송이 없으면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는 데 지장이 생긴다는 것도 공기와 닮았다. 방송은 공기와 마찬가지로 깨끗할수록 좋다. 방송에 잡티가 섞이면 좋지 않다. 지난 9년 동안 MBC와 KBS는 잡티 정도를 넘어 독극물이 섞인 샘물이었다. 정권은 공영방송에 독극물을 투입하라는 명령을 하고 낙하산을 내려보냈다. 낙하산을 타고 온 사장과 이사장은 샘물이 오염되면 안 된다는 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핍박했다. MBC와 KBS 노동자들이 극한으로 내몰렸던 이유다.

그렇게까지 심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였다. 숱하게 저질러진 해고·정직 같은 징계조차 어쩌면 약과일 수 있겠다 싶다. 이를테면 스케이트장 관련 부서에 가면 청소를 하고 표를 파는 사람이 있다. 이들 가운데 기자가 3명 PD가 3명 아나운서가 3명이라 한다. 청소·매표는 천한 일이고 취재·보도는 귀하다는 말이 아니다. 원래 자리에서 솎아내어 엉뚱한 데로 처넣었다. 제 구실을 하지 못하도록 취재노트와 마이크를 빼앗았다. 자리를 걷어차고 손발을 묶은 다음에는 얼굴에 침도 뱉었다. 지독한 차별과 배제와 능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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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KBS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 비정상에 복무하는 노무 제공은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 정당성은 대다수 국민이 지금 방송을 비정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자본이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돈을 보태고 품을 보태겠다. 구호도 같이 외치겠다. "MBC 사장·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물러나라! KBS 사장·이사장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영주는 물러나라!! 고대영은 물러나라!! 이인호는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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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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