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 어릴 때부터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정한 교칙부터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필요한 다양한 법률 등이 크게 보면 그렇다. 작게 보면 예의를 지키거나 공중도덕을 지키는 행위도 우리가 정한 규칙 중 하나로 포함된다.

이처럼 모든 일에 규칙이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불완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최근 창원 동판저수지 물고기 폐사와 관련해 규칙의 사각지대를 목격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규정보다 우리네 '경험'과 한 개인의 역량에 초점이 맞춰진 탓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는 동판저수지 물고기 집단 폐사와 관련해 두 가지 경우에 따른 규정을 전했다. 하나는 수질오염으로 인한 폐사다. 수질오염으로 보일 경우 각종 매뉴얼이 존재한다. 유관기관과 연계해 수질이나 토질을 분석하기도 하고 오염된 물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가림막 등을 설치한다. 반대로 자연폐사로 추정된다면 앞서 전한 내용들이 사라진다. 수문관리자의 경험과 역량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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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경험이 이어져야 노련해진다. 하지만 노련한 사람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실수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동판저수지 수질이 외부 오염원에 의해 악화돼 물고기가 폐사했는지, 저질토에 의한 산소고갈로 떼죽음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결과물이 어떻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조사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 예상이 맞았잖아"하고 말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불안함에 떨어야 했던 그 과정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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