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정상화'한뜻 TV·라디오 결방 이어져 7일 마산구장서 선전전도

공영방송 KBS·MBC를 '바로 세우기'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행동이 시작됐다.

4일 전국언론노조 KBS·MBC본부가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에 경남지역 기자·아나운서·PD·방송 기술직 조합원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뉴스 제작이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결방되는 프로그램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KBS본부 경남지부는 방송 송출을 제어하는 조합원 1명을 뺀 25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파업 여파로 9시 뉴스 기준 '지역뉴스'가 기존 12분에서 제작거부로 5분으로 줄었고. 파업에 들어가면서 이마저도 차질이 예상된다. 보도국장 1명 외에는 뉴스를 제작할 수 있는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45분 방영되는 〈감시자들〉도 5일부터 결방된다. 이 밖에 라디오 프로그램인 〈생방송 경남〉도 4일부터 결방되는 등 주간 정규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내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9시 KBS 창원방송총국 앞에 모여 관광버스로 출발해 서울 KBS 본관에서 열리는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다.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서 MBC, KBS 노조원이 MBC 김장겸(왼쪽)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언론노조 MBC경남지부도 조합원 60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부는 4일 오전 8시 30분 MBC경남 진주사옥 1층 로비에서 '공영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한 뒤 같은 날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리는 MBC 본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다.

파업 여파로 비조합원과 간부들을 중심으로 뉴스를 제작할 계획이지만, 지역뉴스 분량이 많이 줄어들고 결방되는 프로그램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5일부터 7일까지 자유한국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진주 박대출 국회의원 사무실과 진주시청 앞 등에서 진주지역 시민단체들과 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손원혁 지부장은 3일 "고대영 사장이라는 비정상적인 체제에서 마이크를 잡는 게 오히려 시민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반성에서 시작하는 파업"이라며 "현장을 떠나는 게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고대영 사장이 물러나고 KBS가 국민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첫걸음을 떼겠다"고 말했다.

김태석 지부장도 "우리는 범죄자 김장겸을 반드시 쫓아내고 공정방송을 복원할 것"이라며 "김장겸 사장 체제를 떠받든 지역 사장 퇴진과 상무제 폐지는 물론 지역사장추천위원회 도입 등 지역MBC 지배구조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지부는 7일 오후 6시 30분 프로야구 SK-NC 경기가 열리는 마산야구장에서 이번 파업의 정당성과 의미 등을 알리는 공동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서 MBC, KBS 노조원이 MBC 김장겸(왼쪽)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앞서 KBS·MBC 정상화를 위한 경남시민행동은 1일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부역자들에 맞서 최후의 일전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한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에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며 "4대 강에서, 세월호에서, 5·18에서, 촛불 현장에서 기레기 소리에 고개 숙인 언론 노동자들이 아픔과 좌절을 딛고 마침내 떨쳐 일어난 것에 촛불 시민들과 함께 힘차게 손뼉을 친다"고 밝혔다.

한편, 애초 언론노조 KBS본부는 방송의 날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KBS 공개홀 앞에서 언론노조 MBC 본부와 공동으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송의 날 시상식이 연기되면서 각 본부에서 출정식을 여는 것으로 바뀌었다. 시상식이 연기된 까닭은 두 방송사 조합원들의 총파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으로 생중계나 녹화방송을 할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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