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곳곳 누비며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을 점검한다

2014년 <피플파워>에 김용만 씨가 나왔었다. '김용만 씨는 왜 '안전보행로 확보 운동'에 나섰나(피플파워 2014년 2월호)'. 인터뷰 당시 그는 첫아이를 스쿨존 교통사고로 잃은 지 석 달째에 접어들던 때였다. 그때 그는 슬픔을 딛고 아이들이 안전한 보행로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말을 옮겨본다.

'그저께는 시우가 너무 보고 싶어서 담배 피면서 하늘보고 울고 있는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힘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죠. 그러다 든 생각이 아… 내가 시우한테 받은 사랑이 크구나…. 시우는 언제나 내가 하자는 대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시우 사랑을 넘치게 받고 있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힘든 거구나. 그걸 깨닫고 나니 슬픔이 좀 줄더군요. 그리고 시우한테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으로 갚으며 살아야겠다고 맘먹었습니다.'

그 후 김용만 씨는 스쿨존 지킴이가 됐다. 그가 벌이는 활동은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자주 담기기도 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경남지역 스쿨존을 직접 다니며 안전시설과 아이들 보행로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교사다. 월드컵 다음 해인 2003년에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마산에서 교편을 잡고 마산중학교, 합포고등학교를 거쳤다. 2014년 경남꿈키움중학교에 발령받아 1년 육아휴직을 한 후 꿈키움중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지금 지난 3월부터 경상남도 교육청 스쿨존담당 파견교사로 일하고 있다. 8월에 교육청에서의 업무 기간은 끝나 학교로 돌아가지만 스쿨존을 지키는 그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폭염 속에서도 경남 곳곳을 누비며 아이들의 안전을 점검하는 김용만 씨를 만나 그동안의 얘기를 나누었다.

123.jpg
▲ 경남꿈키움중학교 김용만 교사. / 서정인 기자

"교육청에는 2017년 3월 1일 자로 왔습니다. 작년 말에 도교육청으로부터 함께하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이 왔습니다. 아이들 안전 관련해서 좀 더 신경 쓰고 노력하고 싶다고요. 제안을 받고 고민하다가… 딱 6개월 근무 기간인데 벌써 다다음주가 마무리하는 주네요."

스쿨존 안전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을 채용한 것은 처음이다.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2명의 파견교사를 선발했는데요. 다른 분이 계셨던 자리에 들어온 게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박종훈 교육감의 아이들 안전 확보에 대한 의지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만 씨는 시내·시외 지역을 가리지 않고 스쿨존을 찾아간다. 스쿨존은 초등학교 근처에 지정하는 어린이보호구역을 말한다. 중·고등학교는 스쿨존이 아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스쿨존 지정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기관장이 신청을 하면 스쿨존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스쿨존은 학교 정문에서 300미터 이내(2011년부터 필요할 경우 반경 500m 내 도로구역에서도 지정할 수 있다)의 통학로를 말한다. 이 구역 안에서 차량은 30㎞ 이하로 서행해야 하고 주·정차를 할 수가 없다. 범칙금과 벌점도 최대 두 배 부과된다. 경남의 스쿨존은 초등학교, 유치원, 특수학교, 보육시설 등을 합쳐 1000여 개소를 훨씬 웃돈다.

"경남 스쿨존이 어떤 상황인지 현장 점검을 하고 데이터를 쌓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지금처럼 디테일하게 많은 곳을 조사했던 사례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조사를 나가면 하루 종일 밖을 돌아다닌다. 교육청이 있는 창원은 하루에 몇 학교를 돌 수 있지만 시외지역 학교를 조사하러 나갈 때는 운전에만 몇 시간이 걸린다.

"이틀 전에는 거창에 다녀왔어요. 멀더라고요. 한 군데 가면 여섯 학교 정도 돕니다. 학교 주변을 샅샅이 훑고 오죠. 시골 학교들은 스쿨버스를 많이 운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거든요."

다녀오면 곧장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다. A4 반 장 정도로 보고서는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 매일매일 사진과 함께 포스팅한다. 지금까지 김용만 씨 블로그(yongman21.tistory.com) '스쿨존' 게시판에 올라간 게시물만 160개가 넘는다.

"지역마다 학부모 네트워크 밴드가 많거든요.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런 곳에 퍼 나르면 학부모님들 반응이 너무 좋아요. '우리 아이 학교에도 와주세요.' 이런 민원이 들어오고 가능하면 그 학교에 꼭 가요. 학교를 돌다가 이 학교는 잘 돼 있다, 이 학교는 너무나 위험하다 싶으면 <경남도민일보>가 '교통문화 개선 캠페인'라고 지금 기획기사를 내고 있거든요. 기자 분과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그걸 기사화하기도 하고요."

123.jpg
▲ 2015년 1월 스쿨존 점검 중인 김용만 씨의 모습. /박일호 기자

학부모는 제 아이 통학로 직접 걸어봐야 한다

김용만 씨는 학부모 스스로 아이들 스쿨존을 살피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꼼꼼히 봐야 할까?

"눈높이가 중요해요. 우선 초등학교 저학년이 안심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통행로인지 살펴야 합니다. 스쿨존 사고 80% 이상이 저학년에게, 또 하굣길에 발생해요."

등교 시에는 모든 학년이 정해진 시간에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학교 앞에서 안전지도를 해주는 어른들이 많다.

"녹색어머니회도 그렇고 배움터지키미 어르신, 교장·교감 선생님들도 학교에 따라 나와 계시기도 하고요. 근데 하교 때에는 하교 시간이 1시부터 3·4시까지로 너무 다르니 교통지도가 거의 없어서 사고가 많이 나죠. 스쿨존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이가 정해진 길로만 다닐 때 차량으로부터 어떤 위협도 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따로 인도가 확보되지 않는 길이라면 적어도 안전펜스나 볼라드, 탄력봉으로 차도와 구분해야 해요. 차량은 무조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과속방지턱이나 횡단보도 자체를 높이는 험프식 횡단보도 같은 것을 설치하면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어요."

스쿨존 점검은 키가 작고, 시야가 좁고, 주의가 산만한 어린이의 특징에 맞춰 해야 한다. 아이들이 가려져 운전자가 아이들을 보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123.jpg
▲ 경남꿈키움중학교 교사 김용만 씨. /서정인 기자

"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가 금지인데도 많이들 하세요. 적어도 횡단보도 양쪽 10m 그리고 코너에는 주차 차량이 있으면 안 돼요. 그건 무조건 지켜야 해요."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등굣길을 따라 걸어 봤을 때 위험요소가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김용만 씨는 가장 간편한 신고방법을 알려주었다.

"'생활불편신고'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요. 스마트폰에 그걸 다운로드 하시면 아주 손쉽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스쿨존을 다니면서 심각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보면 바로 찍어서 올려버립니다. 지자체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도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것은 바로 손질해야죠. 홈페이지나 전화는 부담스럽거든요. 인증도 해야 하고 귀찮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은 그렇지 않아요. 신고하면 바로 접수되었다고 문자가 옵니다."

길을 넓히거나 인도를 만드는 일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그게 당장 불가능하다면 볼라드·탄력봉 설치, 신호등 밑 잔여 시간 표시기 설치 등으로 한층 더 안전한 보행로를 만들 수 있다.

김용만 씨는 학부모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학부모이면서 동시에 운전자이시기도 하거든요. 자기 아이들 태우러 오고 데려다주고 하는 학부모님들이 그만큼 스쿨존에서 운전할 확률이 높아요. 그분들부터 서행을 해주시고 불법주차하지 않으면 저는 스쿨존 교통사고가 현격하게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극과 극'인 창원지역 스쿨존 안전도

김용만 씨는 점검해본 곳 중 가장 안전한 스쿨존으로 망설임 없이 명서초등학교를 꼽았다. 그가 수요일마다 고정 출연하는 스쿨존 취재 방송 '이 PD가 간다'에서 우수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보행로가 차도와 구분돼있고 양옆으로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인도 폭이 넓을뿐더러 차도에 불법 주·정차량이 한 대도 없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학교 근처 하천 옆으로는 200~300m 정도 주차 규제봉까지 설치돼있었다.

"처음 명서초를 방문했을 때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도심에서 이런 게 가능하다니' 싶었죠. 주민들의 협조가 놀라웠습니다. 타 지역에서는 스쿨존 내 과속방지턱을 설치해도 지역민들의 민원으로 다시 철거하는 곳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주차장으로 쓰일 수 있는 공간을 아이들 안전을 위해 주차 불가 지역으로 설정했지만 특별한 민원이 없다고 하더군요. 이것이 바로 선진 의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해지역도 잘 돼 있어요. 전반적으로 손을 좀 댄 것 같아요. 일방통행도 많이 늘었고요. 4~5년 전에는 아주 열악했거든요. 거창지역은 학교 앞마다 차량 통행을 자제해달라는 표지판이 많아서 인상적이었고, 하동도 전반적으로 좋았어요. 확실히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어요. 그런데 창원은 극과 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악한 지역은 아주 열악하고 괜찮은 곳은 아주 괜찮습니다. 주로 마산 쪽이 열악해요. 특히 골목 사이에 있는 학교는 아주 열악해요."

123.jpg
▲ 경남교육청이 '안전한 통학로 지키기 사업'으로 나눠준 '가방 안전덮개'를 가방에 착용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학교로 들어오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 김용만 씨 팀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용만 씨

반대로 아주 위험한 곳을 어디일까.

"최근에 본 학교 중에는 도계초등학교가 굉장히 위험했어요. 산호초등학교는 아주 한숨만 나옵니다. 특히 많은 곳에서 취재를 해갔는데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등굣길 교통 지도해주시는 배움터지키미 어르신도 취재해봤자 달라지지 않는다며 푸념하시는 걸 들으니까 너무 안타까웠어요. 석전초도 아주 위험한 학교 중 하나였는데 '안전한 보행 환경 개선사업' 대상지로 선정돼서 공사를 했어요. 2015년 9월 공사가 완료돼서 다시 가보고 깜짝 놀랐어요. 훌륭하게 변해있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도 다시 사진 찍어 올렸죠. 북면초도 말도 안 되게 위험했는데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쿨존 안전 문제에 파고들수록 답답한 경우를 많이 마주한다. 스쿨존 내 주·정차는 엄연히 불법이지만 단속을 하면 주차공간이 없다는 민원이 들어온다. 지자체에서는 예산이 없다고 한다.

"자신의 단순 편의보다 아이들 안전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면 민원이 발생할 사건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차 댈 데는 분명히 있어요. 다만 조금 더 편하려고 가까이에 주차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죠. 불법 주·정차는 지자체에서 강하게 단속을 해버리면 없어집니다. 하동초 스쿨존을 조사했는데 차가 딱 한 대 주차돼있었어요. 근데 차 앞 유리에 과태료 딱지가 붙어있는 거예요. 스쿨존 주차 차량에 딱지 붙어있는 거 처음 봤어요. 희열이 느껴졌어요. 한 대밖에 없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과태료 딱지까지! 다른 데에서는 단속을 소름 끼칠 정도로 안 하는 거예요. 제대로 벌금을 물리면 지자체 수입이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그 돈을 모아서 부지를 사서 동네 주차장을 만들어주세요. 그런 행정을 해주세요."

시내에 있는 학교와 시 외곽에 있는 학교가 안고 있는 스쿨존 문제는 차이가 좀 있다고 했다. 도시 외곽에 있는 학교는 거의 국도를 옆에 끼고 있기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없다. 다만 과속이나 시설 노후의 문제가 크다.

"외곽에 있는 학교는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표식이나 시설이 너무 오래돼서 색이 바랬다든지 안내판이 없다던지, 도심과 다른 문제가 나타나죠. 50명 다니는 학교도 안전을 충분히 보장받아야 해요. 외곽지역 학교를 돌 때 애정이 많이 가요.(웃음)"

운전자가 보행자 눈치 봐야 한다

김용만 씨는 결국 운전습관, 교통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운전자들이 충분히 배려하며 운전한다면 스쿨존이 진화해야 할 필요가 없다.

"길을 가다 보는 안전 수칙은 주로 보행자 위주로 적혀있어요. 주위를 둘러보고 건너세요. 파란불 돼도 바로 건너지 마세요. 저는 이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운전자 위주로 가야죠. 파란불이 들어와도 주변을 살피고 출발하세요. 어린이가 있으면 무조건 서행하세요. 그렇게 캠페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하는데 며칠 전 지나가다 성범죄 방지 요령 이런 게 적혀있는 걸 봤어요.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세요. 혼자 있을 때 불 켜놓고 나가세요. 과음하지 마세요. 그걸 보고 너무 화가 났었거든요. 가해자 위주로 강하게 캠페인도 바뀌어야 해요. 밤늦게 여성이 돌아다니더라도 집적대지 마세요. 아무도 없는 집에 가까이 가지 마세요. 짧은 치마를 입었어도 쳐다보지 마세요. 여자 몸에 손대지 마세요. 그렇게 캠페인이 바뀌어야 하는 거거든요."

아이들은 충분히 교통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운전자는 어린이의 행동 특성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123.jpg
▲ 경남꿈키움중학교 김용만 교사. / 서정인 기자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이렇게 말하는데 그건 잘못된 말이에요. 갑자기 뛰어나온 게 아니라 아이들은 전부터 뛰어오고 있었어요. 어린아이들은 걸어 다니지 않아요. 장난치면서 뛰어다녀요. 운전자가 보지 못한 거예요. 왜?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요. 시야가 트여있으면 아이들이 오는 게 안 보일 수가 없어요. 그런 말 들을 때 정말 화납니다. 불법 주·정차한 운전자들에게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벌금이 100만 원이면 불법주차를 할까요?"

5월 12일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다 보니 노인층 교통사고율이 87%나 증가했다며 무단횡단하지 말라는 내용의 방송을 들었습니다. 방송을 듣고선 '그래, 무단횡단을 하니까 사고 나지'가 아니라 '노인들이 무단횡단을 계속하신다면 아예 신호등을 없애고 차량들의 속도를 늦추는 게 대안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을 단적으로 듣는다면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김용만 씨는 이것이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교통 문화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제가 생각하는 최상의 교통 문화는 신호체계가 없는 교통 문화입니다. 그게 가능한 교통 문화가 자리 잡는 게 제일 이상적인 거죠. 그러려면 차량이 저속하면 됩니다. 도시 안 제한 속도를 30㎞로 낮춰버리고 고속도로에서는 충분히 속도를 보장해주는 거죠. 대중교통도 더 톡톡히 제구실을 할 테니 대중교통 수준도 발전하고요. 자전거 타는 거나 걷는 것도 더 안전해지고요. 지금 창원시 안 제한속도가 40~80㎞에서 10㎞ 더 낮춰졌다고 알고 있는데 그 이상으로 달리는 차들이 많아요. 내 차를 갖고 나오면 손해인 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보행자가 차 눈치를 보고 있어요. 걷다가도 차가 오면 비키려고 막 뛰어가고요. 그 반대가 되어야 해요.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봅니다."

김용만 씨는 스쿨존 안전 관련 활동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일을 한다. 특히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에서 '세상을 향한 세 남자의 시원하고 유쾌한 입담 <쥬디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한 지는 어느덧 5년 차다.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 많이 들어주세요.(웃음) 아내가 많이 지지를 해줘요. 저도 그만큼 하려고 하고요. 월화수목금 중에 집에 늦게 가는 날이 딱 수요일 하루예요. 나머지는 칼퇴근하고 집에서 아이들과 저녁 먹어요. 소중한 저희 가족 약속이거든요. 매주 수요일에 하는 6시 15분 TBN 방송 마치고 나면 <우리가 남이가> 녹음하고 집에 가면 10시쯤 됩니다. 그날은 아내가 이해를 해주고, 저도 많은 부분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복이 많은 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스쿨존 다니느라 더운 날 고생한다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지인이 커피 쿠폰을 보내주셨어요. 너무 고마워서 작은 성의를 보냈다고요. 특정 지역에 가면 미리 예고를 하는데 그럼 그곳에 사시는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밥을 같이 먹어주시고 그러세요.(웃음)"

김용만 씨는 9월부터 또 다른 시기로 들어간다.

"올해 9월부터는 육아휴직이에요. 2학기에는 우리 아이들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 이제 9살, 4살인데 아이들이 어릴 때 엄마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아주 소중하잖아요."

2018년에는 꿈키움중학교에 복직할 예정이다. 휴직기라고 해서 그의 활동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소회는 이렇다.

"저한테 '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변하는 거다'라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지자체에서 제 블로그나 캠페인, 기사를 보고 바꾸는 것인지, 스스로 문제를 자각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저는 후자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문제를 지적하고 공론화하기 때문에 바뀌는… 그런 역할이나 힘은 쥐고 싶지 않고요. 스쿨존 안전에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그로 인해 분명 안전해진 스쿨존이 있고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스쿨존 안전 문제는 어린이만의 것이 아니다. 약자에게 위협적인 교통 문화는 변해야 한다. 스쿨존, 노란빛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123.jpg
▲ 김용만 씨의 블로그 ‘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 화면 캡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