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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봉하음악회 유쾌 상쾌 통쾌

문재인 대통령 당선·여권 지지율 상승 속 분노·슬픔 '싹'
전국서 모인 7000명 합창 노 전 대통령 탄생 71주년 축하

박석곤 기자 sgpark@idomin.com 2017년 08월 28일 월요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의 응어리진 분노와 슬픔이 서거 8년 만에 화롯불에 눈 녹듯 녹아든 자리였다.

올해 8회째를 맞은 봉하음악회는 종전의 음악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난해까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추모음악회였다면 올해는 참여한 사람 모두가 마음껏 소리지르며 즐기는, 그야말로 완전한 축제였다. 이런 모습은 노 전 대통령과 정치 인생을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여권 지지율 상승 등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6일 오후 6시 30분 노무현 대통령 탄생 71주년(양력 9월 1일) 기념 봉하음악회가 열린 노 전 대통령 묘역 옆 생태문화공원. 전국에서 찾아온 7000여 명의 사람이 운집해 여름철 한낮 뙤약볕처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이들은 음악회 시작 전인 오후 4시부터 자리를 메웠다. 권양숙 여사와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민홍철(김해 갑)·김경수(김해 을) 국회의원과 허성곤 김해시장 등도 참여해 노 전 대통령 탄생 71주년을 축하했다.

26일 오후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 옆에서 노 전 대통령의 탄생 71주년과 고향 봉하마을로 귀향한 지 10년을 기념하는 여덟 번째 봉하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음악회 주제는 '그 사람 노무현'이었다. 사회는 배우 윤희석과 김빈 더불어민주당 디지털 대변인이 맡았다.

음악회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말한 '야 기분 좋다' 3회 외침으로 시작했다. 공연은 노무현밴드가 '부산갈매기' 선창으로 문을 열었다. '그건 너',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 등 노래가 이어질 때마다 앙코르가 터져 나왔다. 초청가수 데이브레이크의 '단발머리', 일명 '광화문 촛불 가수'인 조PD의 '작은 연인들' 등 열정적인 노래가 계속되자 참가 시민도 함께 합창하며 축제 분위기는 고조됐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부른 노래가 처음 공개됐다. 작곡가 김형석 씨가 나서 '허공'을 부르는 노 전 대통령 음성에 맞춰 피아노 연주를 했다. 들뜬 축제가 잠시 차분해졌다.

이후 초청가수 '안치환과 자유'가 마지막 무대에 올라 힘찬 노래를 선사해 다시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가수와 시민들이 함께 노래를 열창하면 봉화산은 이를 되받아 메아리로 돌려줬다.

음악회 끝 무렵 방송인 김미화와 이해찬·안희정 3인이 진행하는 토크쇼도 백미였다. 김미화 사회로 진행된 토크쇼에서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국무총리였던 나에게 유 장관 임명 재청을 요구하기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거절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거부하려면 국무총리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유난히 '기'가 강한 분"이라며 자신은 노 전 대통령과 담배도 나눠 필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고 소개했다.


안희정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을 땐 반드시 양말에 손을 닦았다"는 일화를 꺼내며 노 전 대통령이 소탈한 성격소유자임을 강조했다.

음악회는 이날 밤 9시 40분까지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사회자가 던진 '그 사람 노무현' 물음에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답하며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오늘은 슬프지 않은 날'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자리였다.

봉하마을도 온종일 잔치 분위기였다. 봉하방앗간 앞 마당 전체가 천막음식점으로 변해 오전부터 밤늦도록 외지 손님들이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느라 분주했다. 봉하 들녘 논길과 들판 임시 주차장에는 생일 축하객이 타고온 차들이 줄을 이어 빈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음악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제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다시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공정한 나라, 원칙이 통하는 나라를 구현하게 돼 그동안 응어리졌던 슬픔을 완전히 날려보낸 의미 있는 하루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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