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량·최대전력 예상보다 늘지 않아…공급량 충분하고 "원전 8기 쉬는 중"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을 놓고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전력소비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쉬는 발전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소비량 증가 예상보다 낮아 = 한국전력이 공개한 '전국 시·군·구별 전력판매량(전력소비량)'에 따르면 전국 전력소비량은 2010년 43만 4008GWh를 기록해 처음으로 40만GWh를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49만 7018GWh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5만 1405GWh를 기록해 예년 추세로 살펴볼 때 연말까지 전력사용량은 50만 2~3000GWh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전력사용량은 매년 1~3%씩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을 결정한 박근혜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이후 전력소비량이 매년 4~5%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따라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년에는 52만 900GWh, 2017년에는 54만 6810GWh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도 이 예상치에 근거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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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제조업 침체로 전력소비량 늘기 어려워" = 경남은 2010년 3만 1549GWh를 기록한 뒤 2016년 3만 4497GWh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전력소비량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거의 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경남의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1만 8720GWh에서 2011년 2만 25GWh에 도달한 후 역성장을 지속한 끝에 2016년 1만 9928GWh에 그치고 있다.

한국전력 경남지역본부 박우정 차장은 "올해 들어서 경남지역 전력소비량은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늘지 않았고, 특히 중소 조선소가 밀집한 통영과 고성지역 전력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 경기가 극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이상 경남 전력소비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경기도는 2016년 전력소비량이 4.1% 늘었으며, 서울은 2.4%, 인천 2.8%, 충북은 4.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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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전력도 예상보다 낮아 = 물론 전력소비량이 늘지 않는다고 해서 발전소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전력소비량이 적어도 여름이나 겨울에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할 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 부하가 가장 많이 걸렸을 때 사용 규모를 '최대전력'이라 부르며 이 또한 전력소비량과 함께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박근혜 정부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지난 겨울철 최대전력을 9만 214㎿, 이번 여름철 최대전력을 8만 9352㎿로 추정했다. 그러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겨울철 최대전력은 8만 3657㎿, 이번 여름철 최대전력은 8만 4586㎿에 그쳤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력사용규모를 과도하게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무리한 발전소 증설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년에는 14기, 2017년에는 13기의 발전소가 새로 전력시장에 진입하기로 예정됐으며, 이에 따라 현재 18기의 발전소가 신규 가동됐다. 반면 폐쇄된 발전소는 고리 원전 1호기를 포함해 5기에 불과하다.

◇"원전 8기 쉬고 있지만 전력수급 문제없어" = 한편, 작년 8월 전국 발전소 설비용량은 10만 180㎿였으며, 최대전력일 때 이 가운데 약 9만 2000㎿가 실제 공급되고 있었다.

그러데 올 8월 현재 전국 발전소 설비용량은 발전소 대량 증설로 약 11.2%가 증가한 11만 4206㎿에 달하지만 실제 공급되고 있는 용량은 최대전력일 때도 약 9만 4000㎿로 크게 늘지 않았다. 이는 상당수의 발전 설비가 올 여름 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전력 장기수급분석팀 관계자는 "노후 설비들은 예방정비로 인해 가동하지 않으며, 발전소사업자들도 노후 설비는 생산단가가 높고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신설비를 되도록 가동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전력 수급계획팀 관계자도 "24일 현재 원전 8기가 정지된 상태며, 많은 설비가 가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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