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실내악축제 스프링 트리오 공연
연주자 손짓·몸짓 그대로 전달
'듣고 보는 재미' 쏠쏠

'실내악'은 무대와 객석의 물리적 거리를 좁혔다. 낯선 클래식 음악이 정감있게 다가왔다.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 개막 공연이 있었다. 축제는 16일 시작했지만, 개막 공연은 이날 열렸다.

이날 공연을 빛내고자 피아니스트 이주은, 바이올리니스트 이리나, 첼리스트 양욱진이 '스프링(spring) 트리오'로 뭉쳤다.

평일 저녁인데도 소극장 1층 360여 석 대부분이 가득 찼다. 2층에도 간간이 관객이 보였다.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 세 명이 뭉친 만큼 기대가 컸던 까닭이겠다.

이윽고 연주자 세 명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곧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내림나장조 작품 11'이었다. 연주자 누구도 혼자 돋보이지 않았다. 세 악기의 선율은 한데 어우러졌다.

트리오의 이름처럼 '봄'을 연상케 하는 연주였다. 세 가지 악기의 소리는 소극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풍성했다. 특히 세 연주자의 노련한 강약 조절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프링 트리오' 공연 모습. /창원문화재단

첫 번째 곡이 끝나고 이어서 피아졸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사계'가 등장했다.

피아졸라 특유의 역동적인 탱고 선율이 물씬 느껴지는 연주였다. 능숙하면서 과하지 않은 감정이 돋보였다. 바이올린의 날카로움과 첼로의 둔탁함이 함께 애절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세 번째 곡은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라단조 작품 49'였다.

귀에 익숙한 리듬을 첼로가 준엄하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바이올린이 더해지며 귀를 즐겁게 했다. 유려한 선율이 돋보이는 연주였다.

이날 기자는 1층 세 번째 줄 가장 오른쪽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연주자와의 물리적 거리는 15m가량이었다. 거리가 가까운 데다, 적은 인원으로 연주되는 만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는 반대로 듣고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음 하나하나가 깨끗하고 정확하게 들렸고, 연주자의 손짓·몸짓·표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생생함이 배로 늘어났다. 관객을 배려한 곡 선택도 돋보였다. 세 연주자는 이날 관객의 박수에 이끌려 고세크 '가보트'를 앙코르곡으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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